[초점] 코오롱글로벌, 비주택 부문 확대로 위기 돌파할까?
[초점] 코오롱글로벌, 비주택 부문 확대로 위기 돌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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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건설 사업 수익 완충 역할 했던 수입차 사업, 지난해 인적분할로 분리
미착공 현장 관련 PF 보증 6000억원대···"연내 본 PF로 전환해 리스크 해소"
안정적인 수익 창출 위해 비주택 사업 늘려···중장기적으로 풍력사업 '낙점'
코오롱글로벌 본사. (사진=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 본사. (사진=코오롱글로벌)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주력 수익원이었던 수입차 판매 부문을 지난해 인적분할로 떼어내면서 주택 건설 시장 불황을 홀로 맞닥뜨리고 있다.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회사는 풍력발전 등 비주택사업 확대 기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6639억원, 영업이익은 1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2년(2조6021억원)과 비슷한 수준(2.4% 상승)이지만 영업이익만 직전연도(1667억원)보다 91.4%나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은 고작 0.53%에 불과해, 이는 회사와 같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견 건설사(△IS동서 17.5% △계룡건설 3.4% △동부건설 1.58% △금호건설 0.98% △한신공영 0.93% 등) 보다 낮은 수치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 업계는 그간 변동성이 큰 건설사업의 완충 역할을 하며 상대적으로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었던 수입차 사업이 떨어져 나가면서 코오롱글로벌이 실적 방어에 취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인적분할을 통해 건설부문 매출 비중이 80% 수준으로 늘었다. 건설부문내에서도 주택·건축사업 매출 비중이 70% 수준에 이른다. 그렇다 보니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잿값 상승과 건설부동산시장 경기 침체 타격이 지난해 실적에 직격으로 나타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주택부문 신규수주(3분기 기준)은 8659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1조8225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감소"라고 설명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주택 경기 침체가 코오롱글로벌이 직면하고 있는 PF 우발채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코오롱글로벌의 PF 관련 보증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923억원이다. 여기에 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 약정 1조2262억원을 포함하면 우발채무는 1조6000억원을 수준이다. 이 중 미착공현장 관련 PF 보증은 6000억원대(△대전 봉명 2491억원 △대전 선화 2680억원 △울산 야음 920억원)로, 회사가 가지고 있는 17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 대비 3.5배 수준이다.

다만 코오롱글로벌은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PF 우발채무 미착공 사업장이 총 3곳으로 소수인 데다가, 1월말 기준 전체 분양 단지의 계약률이 97.7%에 달해 사실상 미분양 우려를 해소했다고 회사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 3곳 브릿지론 등에 대해 코오롱글로벌은 연내 본 PF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통상 본 PF로의 전환이 이뤄진 이후 착공, 분양 수순으로 이어지는데, 이들 사업장의 본PF 전환 여부가 올해 코오롱글로벌의 유동성 관리의 핵심이 될 것이라 시장은 보고 있다.

미분양 리스크 역시 중요한 위험 요인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2489가구로, 이 중 83.9%가 지방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코오롱글로벌이 공급하고 있는 아파트들 역시 주로 지방에 편중돼 있다. 현재 회사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산하늘채엘센트로', 경기 안양 '평촌센텀퍼스트', 경기 수원 권선구 '매교역팰루시드', 경북 구미 '구미인동하늘채디어반2차 등의 남은 물량을 분양 중이다.

올해 역시 수주 및 분양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주택 건설시장이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업계 상황을 타개하고자 코오롱글로벌은 수익 다변화를 통해 주택 매출 공백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글로벌 비주택 부문 수주는 지난 2021년 8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 규모로 2년 새 2배가량 증가했다. 비주택 부문 수주는 전체 수주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코오롱글로벌이 중장기적으로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육·해상 풍력발전사업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속적인 인력 영입을 진행하고 신재생에너지팀, 해상풍력팀으로 조직을 세분화,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는 풍력발전 설계·조달·시공(EPC)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총 34개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 중이며, 가장 큰 사업장중 한곳은 태백 가덕산 1·2단계(총 80.7메가와트)다. 풍력발전 사업은 통상 가동률 25%를 손익분기점으로 판단하는데,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의 경우 가동률이 32% 이상으로 높다.

단순히 시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분투자에도 참여해 발전소 운영수익을 얻고 있다. 태백 가덕산 프로젝트처럼 회사는 풍력 발전사업의 지분 투자를 통해 오는 2027년 연 100억원, 2030년 연 500억원의 배당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정적인 현금흐름을 마련하고 경영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회사는 노후 풍력 발전소에 대한 리파워링(교체) 시장 선점과, 해상풍력과 풍력발전 수소화 사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회사의 수처리 관련 실적도 주목받는다. 코오롱글로벌은 세계 최초로 '저에너지 분리막(멤브레인 수처리 기술)'을 개발해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삼성전자 평택 정수장, SK하이닉스 광역상수도 등 굵직한 수주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말에는 사우디 최대 수처리 기업인 '마스코(MASCO)'의 제안으로 사우디 국영수자원공사 발주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택 시장이 어려울 때 비주택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풍력사업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힘쓰고 있다"며 "올해는 주택 부문에서 확실한 실적을 쌓고, 주택사업과 비주택부문의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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