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이익으로 이자비용 못내"
국내 건설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이익으로 이자비용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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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조사···'자금사정 양호' 응답 18.6% 그쳐
건설사 75.5%는 "높은 대출금리·수수료 부담"
서울의 한 공사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공사현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에 국내 건설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은 현재의 이자비용이 버겁다고 답했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500대 건설기업(102개 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6.4%는 현재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여유가 있다는 답변은 17.7%에 그쳤다.

최근 자금 사정이 양호하다고 답한 기업도 18.6%에 그쳤다. 곤란하다는 답변이 38.3%였고 평년과 비슷하다는 답변은 43.1%였다. 자금 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31.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높은 차입 금리(24.5%), 신규 계약 축소(16.7%) 등이 뒤를 이었다.

하반기 자금시장 전망을 놓고는 절반이 넘는 52.9%가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33.4%였고, 호전될 것이라는 답변은 13.7%에 그쳤다.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놓고는 '현재 수준(3.5%)에서 동결될 것'이라는 답변이 32.4%로 가장 많았다. '기준금리가 3.25%로 현재보다 0.25%포인트(p)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30.4%, '3%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과 '3.75%로 되레 오를 것'이란 전망은 각각 15.7%로 집계됐다.

건설기업들이 자금 조달에서 느끼는 최대 애로사항은 '높은 대출금리와 각종 수수료'(75.5%)였다. '과도한 연대보증 및 담보 요구'도 10.8%로 지적됐다. 이들의 주된 자금조달 방식은 △금융기관 차입(72.5%) △내부 유보자금 활용(17.6%) △회사채 발행(4.9%) 순이었다.

안정적인 자금관리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금리 부담 및 수수료 수준 완화를 꼽은 기업이 39.2%로 가장 많았다.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도 각각 16.7%로 동일한 응답률을 보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건설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건설업계가 한계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기한의 연장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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