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기도 급급한 다중채무자 450만명 '역대 최대'
빚 갚기도 급급한 다중채무자 450만명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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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분기대비 2만명 증가···1인당 평균 1억2625만원 빌려
소득보다 갚아야 원리금 상환액 많은 다중채무자도 64만명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부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부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90만명은 소득 대부분을 빚 갚는데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2023년 2분기 448명)와 견줘 2만명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다만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568조1000억원)과 1인당 평균 대출액(1억2625만원)은 2분기(572조4000억원·1억2785만원)와 비교해 3개월 사이 4조3000억원, 160만원가량 줄었다.

다중채무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차주를 의미하는데,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만큼 한은·금융당국의 집중 감시·관리 대상이다.

문제는 다중채무 대다수가 대출 한도와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추가 대출을 통한 '돌려막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로 추산되는데, 지난 2019년 3분기(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상당수 다중채무자의 형편이 한계(70%)의 문턱에 다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DSR은 대출자가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특히 다중채무자의 26.2%(118만명)는 DSR이 70%를 넘었다. 또 14.2%(64만명)는 100%를 상회했는데,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보다 많다는 걸 의미한다.

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소득 하위 30%) 혹은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의 경우 작년 3분기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자의 6.5%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6.4%)보다 0.1%포인트(p) 늘어 비중이 2020년 3분기(6.5%)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분기 말 현재 취약 차주의 평균 DSR은 63.6%였고, 취약 차주 가운데 35.5%(46만명)의 DSR이 70% 이상이었다.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5.8%(63조4000억원)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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