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중흥그룹-대우건설 동거 2년, 시너지 효과와 과제는?
[초점] 중흥그룹-대우건설 동거 2년, 시너지 효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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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상승·부채 줄인 대우건설···재무건전성 약속 지킨 중흥
중흥, 지역 건설사에서 벗어나 수도권 정비 사업 진출에 성공
독립 경영·인지도 상승·동력 확보·지배구조 개편 등 남은 과제
2024 대우건설 시무식에 참석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겸 중흥그룹 부회장. (사진=대우건설)
2024 대우건설 시무식에 참석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겸 중흥그룹 부회장. (사진=대우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지 만 2년이 지났다. 건설업계 내 '위상'만 놓고 봤을 땐 중흥그룹은 시공능력평가 20위권, 대우건설은 3위권으로 처음 인수소식이 들렸을 때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가 있었지만, 양사는 결국 경영 안정에 성공한 분위기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흥토건이 대우건설의 지분 40.60%, 중흥건설이 10.15%를 보유해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맡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 기존 대우건설 최대주주였던 KDB산업은행이 같은 해 6월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2조670억원에 대우건설 지분 50.76%를 넘긴 것이다.

처음엔 몸집이 컸던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중흥의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중흥이 인수자금에 들어갈 2조670억원 중 1조2000억원 가량을 금융기관에서 조달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각각 인수금융을 통해 1조200억원, 1800억원을 조달했다. 이로인해 회사의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 등이 높아졌다.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전인 2020년 중흥토건의 부채비율은 32.2%였지만 2022년에는 103.9%로 뛰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13.8%에서 46.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흥건설의 부채비율은 42.2%에서 64.0%로, 차입금의존도는 20.4%에서 34.8%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편입 효과에 따른 현금흐름 확대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며, 주요 건설사들의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도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인수합병 이후 대우건설의 매출금액은 2021년 8조6852억원에서 △2022년 10조4192억원 △2023년 11조6478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중이며, 부채비율도 2020년 284%에서 △2021 225.1% △2022년 199.1%로 주는 등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이는 인수 당시 중흥그룹이 향후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개선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 제대로 실행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중흥건설이 주택사업을 위해 대우건설의 토목·플랜트 사업 부문을 축소시키지 않겠냐는 풍문을 일축하며 대우건설의 토목·플랜트 사업은 오히려 전보다 순항하며 매출을 높였다.

이 외에도 대우건설은 국가 산하 기관이던 KDB산업은행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벗고 10여 년만에 민간의 품으로 돌아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중흥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강조한 만큼 대우건설만의 브랜드 '푸르지오'와 '써밋' 등도 중흥의 '에스클래스'와 통합하지 않고 독립 운영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회사가 그간 유지해왔던 경영 전략과 철학 등이 잘 유지돼 분위기가 1년 새 많이 안정된 것 같다"며 "앞으로 양사가 해외 부동산개발 사업 등에서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중흥그룹의 경우 2021년 당시 시공능력평가 순위 5위였던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재계 순위 47위(공정자산 9조8470억원)에서 20위권(공정자산 20조2910억원)으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또 중흥그룹은 광주·전남 등 지역 건설사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수도권으로 진출할 수 있던 계기도 됐다. 서울에서도 '영등포 중흥S-클래스'가 2021년 준공됐고, 강동구 천호동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가 올해 하반기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이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531세대 1순위 분양에서 평균 35.6 대 1, 최고 114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어 구로구 길훈아파트 재건축, 관악구 봉천2구역 재개발 등 사업의 수주도 따냈다.

이에 대해 중흥건설 관계자는 "사실 양사를 독립 체제로 운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경영적인 부분에서 인수 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다"면서도 "대우건설도 꾸준히 국내 주택 사업을 하겠지만 예전보다 좀 더 해외 수주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중흥도 도시정비사업 등에서 영업이 좀 더 수월해진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취임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중흥그룹 부회장 겸직, 중흥토건 지분 100% 보유)은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 확장를 위해 지난해 세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대우건설을 직접 홍보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해외 '세일즈'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한편, 중흥토건 등의 건설사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흥그룹은 그간 공공택지를 낮은 가격에 낙찰받아 분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 최근 정부가 공공택지 입찰 수를 줄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만 한다.

또 정 회장의 승계작업을 위해 중흥토건을 지주회사로 내세우는 지배 구조 개편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중흥그룹은 재계서열 20위에 오르며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지정돼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규제 외에 추가로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을 적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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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7 09:18:42
진짜 삼성은 엄청난 상속세를냈지만 중흥토건은 뭐냐. 이거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