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中 경기둔화 우려에 강달러 '주춤'···1310원대 관망세
[주간환율전망] 美·中 경기둔화 우려에 강달러 '주춤'···1310원대 관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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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호조에도 서비스업 PMI 부진···달러인덱스 강보합
이번주 美 CPI 예정, 근원물가 둔화 유력···中 디플레 우려↑
예상밴드 1290~1330원···금통위·대만선거 등 방향성 탐색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10원 초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미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금리인하 기대감이 복구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강달러 랠리가 둔화되며,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8~12일)은 1310원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가운데, 근원물가의 둔화세가 유력하다. 다만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는 등 대외변수가 혼재된 상태다. 원·달러 환율은 관망세 속 해당 지표들을 소화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4원 내린 달러당 1314.0원에 개장했다. 이후 10시 기준 해당 구간에서 제한적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315.4원으로 마감, 지난달 13일(1319.9원, 종가) 이후 약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 하락세의 주요인은 혼재된 경기지표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 대비 21만6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17만건)을 크게 웃돈 것이다. 특히 실업률은 3.7%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시간당 평균임금은 한달새 0.4% 상승하며 예상치(0.3%)를 웃돌았다.

다만 11월 비농업 고용은 기존 19만9000명 증가에서 17만3000명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같은날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도 50.6로, 시장 예상치(52.5)를 크게 밑돌았다. 기준치(50)를 웃돌며 확장국면을 유지했지만, 그 속도가 둔화된 것이다.

직후 달러인덱스는 102.21포인트(p), 3월 금리인하 배팅은 63.9%로 약보합권내에서 움직였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065%로, 지난 5일 고점(4.05%대)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44%대에서 4.393%까지 내려왔다.

이번주 외환시장내 주요 이벤트는 오는 11일 예정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다. 시장에서는 헤드라인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3.2%로, 전월 대비 0.1%p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3.8%로 한달새 0.2%p 둔화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3.8%) 이후 처음 3%대 진입이다. 이 같은 근원물가의 둔화세는 조기인하 기대감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도 예정됐다. 다만 금리동결이 유력한 데다, 이전부터 현재 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이어갈 것을 시사해온 만큼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12일 중국의 12월 CPI와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된다. 이 중 중국의 12월 CPI 상승률은 -0.4%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PPI 상승률 역시 11월 기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홍콩 항셍지수가 4년 연속 하락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 연초 중국 증시의 부진이 경기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달러·위안 환율은 7.141위안으로 지난 5일(7.167위안) 대비 하락(절상)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될 경우 반등(절하)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도 불리는 원화의 가치 역시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CPI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미 PPI 상승률은 1.3%로 전월 대비 0.4%p 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원 PPI의 경우 1.9%로, 한달새 0.1%p 둔화되는 등 CPI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13일 예정된 대만 총통선거는 중국과 대만을 넘어 미·중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주요 이벤트다. 민주진보당(민진당)과 국민당의 성향이 각각 친미와 친중으로 갈리고 있어, 해당 선거 결과에 따라 최근 완화된 미·중 간 경계감이 재확대될 수 있단 우려다.

종합하면 혼재된 경기지표속 달러의 제한적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 역시 미국 CPI 등 지표를 대기하며, 1310원을 중심으로 제한적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미 근원물가가 예상대로 둔화될 경우 조기인하 기대감을 높일 수 있지만,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에 기반한 위안화 약세는 환율 상승요인으로 소화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CPI 결과에 따라 달러와 함께 방향성을 탐색하겠지만, 현 수준을 상향 돌파 시 저항선은 1330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 : 1290원~133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물가지표를 대기하며 제한된 레인지 장세가 전망된다. 물가지표와 더불어 미국채 3·10·30년물 입찰을 앞두고 있으며, 금통위도 열리기 때문에 제한된 움직임 속 대기 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현 수준을 상향 돌파 시 다음 저항선은 1330원대로 보고 있다.

지난주 비농업 고용지표의 탄탄한 결과에도, 전월치 하향 조정과 비경제활동 인구 증가 등 상반된 결과가 혼재됐다. 수급적으로는 중공업 수주 물량을 필두로 한 네고에도 1310원 아래에서는 역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중동 긴장이 계속되면서 유가상승과 함께 하단이 지지되는 모습이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08~1326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축소되며 상승한 미국 채권 수익률과 미국 고용경기 호조세 영향으로 상승 우위 흐름이 전망된다.

다만 이번주 예정된 한국 기준금리 결정과 미국과 중국의 12월 CPI 발표를 앞두고 큰 폭의 변동성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지수 발표 후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290~1330원

이번주 달러화는 미 CPI 발표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겠지만, 박스권 횡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CPI 결과와 상관없이 당분간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될 수 있어,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미 CPI 등 대외변수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오는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결정 등 부동산 PF 리스크 확산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13일 실시될 대만 총통 선거 결과도 위안화는 물론, 원화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단기 이벤트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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