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틀 연속 주가 하락···'아이폰 천하' 흔들리나
애플, 이틀 연속 주가 하락···'아이폰 천하'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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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애플 부정적 전망···中 수출 규제, 판매 부진 등 영향
'혁신'보다 '수익성' 꾀한 전략···"충성도 높은 고객도 지쳤을 것"
애플 로고. (사진=연합뉴스)
애플 로고.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인 애플이 흔들리고 있다. 투자은행의 부정적 평가가 악영향을 주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대외적인 악재뿐 아니라 혁신이 부족하다는 반응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184.25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1.39달러(0.75%) 줄었다. 앞서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3.66% 줄어들면서 이틀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는 셈이다. 

시가총액은 2조8655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00억 달러 가량 늘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이후 3주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서 큰 반등을 꾀하지 못하면서 시가총액 3조달러 목표는 멀어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 같은 주가 하락에 대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부정적 평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팀 롱 바클레이스 팀 롱 분석가는 "현재 아이폰15의 판매 부진, 특히 중국에서의 부진은 아이폰16의 판매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는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에 전반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애플의 수익성 높은 서비스 부문도 규제로 인해 일부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 부문은 애플 전체 매출 중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 밖에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도 부정적 요소로 꼽았다. 팀 롱 분석가는 "올해 구글 트래픽획득비용(TAC)에 대한 첫 판결이 나올 수 있으며, 일부 앱스토어 관련 조사도 강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앞서 지난 9월 중국의 아이폰 규제 영향으로 시가총액이 약 2000억 달러 가량 증발한 바 있다. 이 같은 부정적 상황에 대해 뚜렷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IT전문매체인 샘모바일도 애플의 이 같은 점을 언급하며 최근 부진한 실적을 진단했다. 샘모바일은 "애플은 지난 몇 년간 아이폰의 디자인 변경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매년 새로운 모델에 대한 변화는 내부에서 이뤄진다"고 전했다. 이어 "이용자들도 디자인에 대한 애플의 태도에 질렸을 것"이라며 "애플 아이폰에는 삼성전자 폴더블폰처럼 매년 이용자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8년 삼성전자와 화웨이를 중심으로 폴더블폰 경쟁이 불 붙던 시기에도 애플은 바(bar)형 스마트폰을 고집했다. 또 이듬해 5G 상용화 이후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도 애플은 4G LTE 폰을 고집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첫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를 내놓았다. 그러나 애플은 2020년 10월 첫 5G 아이폰인 아이폰12를 출시했다. 

다만 애플은 지난해 X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샘모바일은 "현재 유사한 제품을 만드는 다른 제조업체가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라고 전했다. 그러나 MR 콘텐츠 이용자가 제한적이라는 점과 3499달러(약 460만원)의 고가 제품이라는 점은 실적 반등을 꾀하기에는 장애요소가 된다. 

여기에 iOS에서도 화웨이의 도전을 받게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화웨이의 자체 OS인 훙멍이 올해 iOS를 제치고 중국 내 2위 OS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화웨이가 내놓은 5G 스마트폰 메이트60이 자국 내에서 큰 주목을 받으면서 OS 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때 아이폰 최대 소비국이었던 중국은 지난 9월 중국 정부의 규제 이후 판매량이 전년 대비 6% 가량 떨어졌다. 아이폰이 빠져나간 빈 자리를 화웨이 메이트60이 채우면서 애플의 부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자업계에서는 애플이 그동안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했지만, 이 같은 전략이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반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결국 디자인이나 성능의 혁신이 따르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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