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車 '逆수입'…그래도 더 싸다?
국산車 '逆수입'…그래도 더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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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제네시스 국내-수출용 가격 차 '황당'…"그러고도 국내차값 또 인상"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sun@seoulfn.com>외국으로 수출된 국산차가 되돌아와 국내에서 팔린다? 이같은 '역수입'은 가정이나 '괴담'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다. 한마디로, 복잡하고 비용이 덧붙어도 국내에서 차를 사는 값보다 역수입된 차를 사는 게 싸다는 얘기다. 바꿔 말하면, 국내 차값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된다. 이론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같은 현실을 소비자들이 납득하기는 더더욱 어려워 보인다.

MBC가 5일 심층취재를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보도에 의하면, 올해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의 경우 7달 만에 1만7천대나 팔렸을 만큼 인기를 누렸다. 지난달부터는 미국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는데, 비싼 운임에 관세까지 물고 미국으로 건너간 차를 포장도 뜯기 전에 한국으로 되가져오는 '역수입'이 추진되고 있다. 한 수입업체는 미국에서 역수입해 오는 3800cc 제네시스를 4500만원에 팔기로 하고 소비자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비슷한 사양의 국내 시판용은 5830만원, 무려 1300만원이나 싸기 때문이라는 것.

제네시스 역수입 계약자: "국내 가격이 너무 비싸서 마음을 접은 상태였는데, 역수입하면 좀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접해서..."<녹취>

이 차의 미국판매가는 한국의 60%대. 현대차 측은 가격 차이는 주로 국내 세금 때문이며, 역수입하더라도 그렇게 쌀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관세와 운송료 등을 고려할 때 300만원 정도는 쌀 수 있지만, 옵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역수입할 경우 오히려 소비자에게 손해라고 설명한다.

박조완 현대자동차 부장: "내수용에는 20가지 옵션이 더 있다, 가격으로는 1천만원 더든다, 역수입이 유리하지 않다."<녹취>

하지만, 수입업체 측은 옵션의 차이는 차값에 비하면 무시해도 좋을 정도라고 주장한다. 이 업체는 이미 국내 소비자들과 40여대의 판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말부터 계약자들에게 미국에서 들여온 차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다수의 소비자들은 1천만원이나 되는 옵션을 일방적으로 달아서 판매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중동에서 '아만티'라는 이름으로 국내가의 절반도 안 되는 2500만원대에 팔리는 기아 '오피러스 3.8모델'은 이미 상당수가 역수입돼 국내에서 운행중이라고 한다.
올해 24차례나 정식 수입됐고, 현재 국내에 아만티란 이름으로 등록된 차량은 350대가 넘는다.
 
국산차 역수입은 상대국가에 관세와 딜러의 판매마진을 물고 다시 가져오는 불합리한 무역이다.

최규호 변호사: "난센스라고 생각한다. 시장이 그만큼 왜곡됐다는 얘기다. 수출용과 내수용의 가격차이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녹취>

현대차는 사양을 대폭 줄인 저가모델을 내놓는 등 대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수출차에 비해 비싸게 책정된 국내 판매가를 낮추지 않고는 역수입을 막기 힘들어 보인다며, 그런데도 국내 판매용 차값을 이달부터 오히려 2% 가량 올렸다고 방송은 꼬집었다.

미국 자동차시장을 겨냥한 이중가격 정책,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넘어 시장의 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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