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기대출 잔액, 1000조 육박···"고금리에 파산신청 역대 최대"
은행권 중기대출 잔액, 1000조 육박···"고금리에 파산신청 역대 최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998조, 한달 새 3.8조 증가···11월 1000조 돌파 유력
대출금리 13개월째 5% 상회···기업 파산신청 1363건 달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사상 최초로 10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특히 대출금리가 1년 넘게 5%를 웃돌면서 파산신청이 급증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초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한달새 3조8000억원 증가한 998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최근 증가세를 고려하면 11월 기준 1000조원 돌파가 유력시되고 있다.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금융기관을 고려하면 이미 1000조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423조원으로, 전체 금융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이미 1421조원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대출 증가세 속 대출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라는 점이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기준(신규취급액) 5.35%로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앞서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2020년 12월 2.89%에서 2021년 12월 3.37%로 올랐으며, 지난해 12월 5.76%로 급등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 5% 선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10월 기준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이 62.1%에 달한다. 2021년 10월만 해도 5% 이상 고금리 비중이 3%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20배 이상 늘었다.

그 결과 올해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13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8%나 급증했다. 관련 통계가 있는 2013년 이후 최대치다.

또한 예금은행의 올해 9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49%로 1년 전(0.27%)과 비교해 2배 가량 상승하는 등 가중된 이자부담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을 무너뜨렸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문턱도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한은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은행의 4분기 중소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6으로 3분기(-6)에 이어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가 마이너스일 경우 은행이 전반적으로는 대출태도를 강화되는 것을 뜻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상태가 이어지며 중소기업은 계속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 탓에 지원 자금을 투입하기도 쉽지 않고, 은행 마저 대출을 조이면 중소기업의 도산 가능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