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주목받는 LFP배터리···재처리 등 환경대책 미리 세워야
[전문가 기고] 주목받는 LFP배터리···재처리 등 환경대책 미리 세워야
  • 김필수 대림대 교수
  • myj@seoulfn.com
  • 승인 2023.10.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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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전기차 보조금 감소와 충전 기반시설 부족, 충전비 인상, 전기차 화재 등 여러 악재가 누적된 탓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외를 막론한다.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정부는 전기차 판매 촉진을 위해 최근 보조금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늘리는 고육책을 내놓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싼 전기차 가격에 있다. 제조사들은 시장 성장을 위해 반드시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한다. 기존 삼원계(NCM) 배터리 대비 가격이 낮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에 만들어진 LFP 배터리는 셀투팩(Cell to Pack) 등 여러 신규 공정으로 약점이었던 낮은 에너지 밀도도 대폭 개선했다. 전기차에는 100여 개의 셀이 들어가는데, 10여 개의 셀을 하나의 모듈로 묶는다. 여러 개의 모듈을 하나의 팩으로 조립한 뒤 전기차에 탑재하는데, '셀투팩' 방식은 셀에서 바로 팩으로 이어지는 설계 기술이다. 모듈을 없애고 그만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7월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모델Y'를 5000만원대에 출시해 이른바 대박을 쳤다. 지난 8월부터 소비자 인도에 들어간 중국산 모델Y는 9월 4206대 판매되며 수입차 시장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터다. 기아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지난달 LFP 배터리를 탑재한 경형 전기차 '레이 EV'를 출시했고, 앞으로 내놓을 전기차들에도 LFP 배터리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옛 쌍용자동차, KG모빌리티는 중형급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에 중국 비야디(BYD)의 LPF 배터리를 적용, 3000만원대라는 합리적 전기차 가격표를 시장에 제시했다. 내년에는 같은 배터리를 얹은 '토레스 EVX' 기반 픽업 트럭을 내놓을 계획이다. KG모빌리티는 전동화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자, 중국 BYD와 손잡고 2025년을 목표로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물론 부작용도 존재한다. LFP 배터리는 가격은 싸지만 재사용·재활용이 어렵다. 재활용으로 건질 수 있는 재료도 리튬 이외에는 사실상 없다.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일찍부터 LFP 배터리를 사용한 중국은 재처리 비용 부담으로 재사용·재활용이 아닌 그대로 땅에 묻는, 환경에 좋지 않은 방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리나를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은 전기차 폐차 시 등장하는 LFP 배터리 재처리 재활용 방법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중국산 저가 LFP 배터리를 비롯해 국산 LFP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 인하를 위해 많이 사용될 전망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기후변화 위기의 시대, 저탄소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가격 인하에 따른 배터리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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