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 국감서 황제출장에 부실경영 '도마'
무역보험공사, 국감서 황제출장에 부실경영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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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서 비즈니스석 이용에 스위트룸 숙박···1박에 90만원 이상
회수 포기 국외 채권 1.6조원 '전체 30%'···"수출기업 부담 커질 것"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에 대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국무역보험공사 이인호 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에 대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국무역보험공사 이인호 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의 부실 운영과 비위 행태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무보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무보 직원들이 무역보험 심사 대상 업체로부터 항공료와 숙박료를 제공받은 '황제출장'을 다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직원들은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1박에 90만원이 넘는 스위트룸에 묵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2∼15일 3박 4일간 일정의 영국 출장에서 무보 소속 차장 2명은 각각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런던의 고급 호텔에서 숙박료로 734만4277원을 썼다.

같은 해 10월 16∼20일 무보 소속 팀장과 차장도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고 런던의 한 호텔에서 221만7296원의 숙박비를 썼다.

박 의원은 "무작위로 선정한 13명의 출장자 중 대리급 2명을 제외하고 팀장(3급), 차장(4급)을 포함해 11명이 모두 비즈니스석을 타고 출장을 다녀왔다"며 "영국 출장에서는 4급 팀원급이 비즈니스석을 타고 가서 1박에 91만원짜리 스위트룸에서 숙박했는데 이 모든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무보의 여비 규정에 따르면 1·2급 실·부장을 포함한 직원들의 항공 운임은 일반석으로 규정하고 있다. 숙박비는 가장 많은 비용이 책정된 지역을 기준으로 하루 240∼300달러로 제한돼 있다.

이와 함께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은 무보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회수를 포기한 국외 채권이 최근 5년간 1조61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된 '관리 종결' 국외 채권의 금액은 1조6100억원으로, 전체 국외 채권 금액 5조5569억원의 30%에 달했다. 관리 종결 국외 채권이란 무보가 보유한 국외 채권 중 채무자의 파산, 소재지 파악 불능, 사망 등으로 인해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을 말한다.

국가별 관리 종결 국외 채권 현황을 보면 올해 기준 미국이 505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폴란드 1천764억원, 중국 1천46억원, 홍콩 877억, 일본 734억원, 독일 330억원 등 순이었다.

양 의원은 전쟁이나 외교 분쟁이 발생하지 않은 국가들에서 누적 관리종결 국외 채권 금액이 높은 이유와 관련해 "무보의 보상금 제도가 부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무보의 국외 채권 회수 담당 직원은 39명으로, 이들에게 편성된 회수 보상금 총액은 600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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