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경영승계 계획 있다"···세 자녀에게 회사 나눌까?
최태원 회장 "경영승계 계획 있다"···세 자녀에게 회사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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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계획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 아냐"
'경영수업' 세 자녀에 회사 나눌 가능성 제기
최 회장 경영활동 왕성···"본인 의지 반영할 듯"
26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휘겸재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외신기자 대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SK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경영승계에 대해 언급한 가운데 이전 인터뷰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경영승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 회장은 "후계 구도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준비해야 한다. 내가 사고를 당한다면 우리 그룹은 누가 이끄나.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경영승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나만의 계획은 있지만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는 지난 2021년 영국 BBC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BBC가 2021년 12월 공개한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결정된 것은 없다. 아들은 아직 어리고 본인만의 삶이 있다"며 "회장직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 회장은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있다"며 "자녀들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한다.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의 변화는 최 회장이 경영승계에 대한 계획을 세워뒀고 이에 대해 이사회 동의도 사실상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있다. 최 회장 측인 사내이사를 제외한다면 사외이사 중에서는 1명만 동의해도 최 회장의 구상을 추진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자녀들에게 그룹 내 주요 사업을 넘기는 기업 분할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의 윤정씨는 SK바이오팜에서 전략투자팀장을 맡고 있으며 신약개발 태스크포스(TF)에서 활동 중이다. 차녀 민정씨는 해군 장교 복무 후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다 최근에 휴직했다. 현재는 미국 원격 의료 스타트업에서 자문역을 맡고 있다. 삼남 인근씨는 에너지 전문 기업인 SK E&S 북미 법인인 패스키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반도체와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를 그룹의 중점사업으로 삼고 글로벌 투자를 확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세 자녀에게도 이들 사업을 중심으로 승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방식은 재계에서 한화가 대표적으로 취하고 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게 각각 태양광·방산, 금융·핀테크, 유통으로 나눠 승계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최 회장의 세 자녀 중 인근씨는 배터리 기업인 SK온이나 SK이노베이션이 아닌 재생에너지와 수소, 저탄소LNG 사업을 영위하는 SK E&S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SK그룹의 에너지 관련 영역이 방대한 만큼 두루 경험을 쌓으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최 회장이 최근 친환경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탄소중립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이와 관련된 경험을 쌓으라는 의도로도 보인다. 

이처럼 세 자녀에게 기업을 분할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나 지분 승계를 진행하지도 않고 있어 본격적인 승계작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960년생인 최 회장이 아직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세 자녀의 나이도 아직 어린 만큼 본격적인 승계 작업은 추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자녀들의 의지를 존중하는 만큼 제3의 승계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녀들이 3세 경영을 이어갈지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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