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전기차 업계 '구조조정'··경쟁 과열 지나 '안정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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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웨이마모터스·바이톤 파산신청···자국내 소비 감소
美 니콜라 시총 100% '증발'···루시드 직원 18% 해고
웨이마모터스 전기 SUV EX6 (사진=웨이마모터스)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경기 침체와 주요국 보조금 감소 등 소비 위축을 야기하는 여러 악재가 원인이다.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판매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일부 소규모 제조사들은 파산을 앞두고 있고, 규모가 큰 기업들도 관련 투자를 줄이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모양새다.

12일 계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마모터스는 전날 상하이시 제3중급인민법원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했다. 웨이마모터스의 파산신청은 홍콩 상장사인 아폴로퓨처모빌리티사와 지난달 진행했던 20억2000만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매각협상이 무산된 이후 이뤄졌다.

2012년 설립된 웨이마모터스는 등록자본금 60억위안(약 1조1100억원)으로 야심차게 출발, 2017년 첫 양산 모델인 EX5를 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1만6800여대를 생산하며 시장에 안착하는가 하면 바이두 등 현지 대기업으로부터 350억위안(약 6조48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침체와 보조금 감소, 비야디(BYD) 등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등 대내외적 악재로 인해 경영난에 직면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누적 손실은 82억위안(약 1조5000억원)에 달했으며, 임금 삭감과 해고가 뒤따랐다.

지난 6월에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던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이 현지 법원에 파산신청서를 냈다. 파산신청은 바이톤 모기업 난징즈싱 신에너지차 기술개발유한공사의 채권자인 난징 쿤어우 자동차서비스와 상하이 화쉰네트워크가 했다.

2016년 설립된 바이톤은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과 최대 IT 기업 텐센트 등의 투자를 업고 화려한 시작을 알렸으나 2019년 말로 계획했던 첫 모델 양산이 지연되고, 임금 체불, 임금 삭감, 공장 휴업 등이 이어지며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이와 관련,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시장이 향후 경제 전반에 걸친 디플레이션 압력과 자국 전기차 기업 간 경쟁 심화로 구조적 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호 한자연 산업분석실 책임연구원은 "경제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면 부실 제조사 정리 등 구조조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전기·수소트럭으로 제2의 테슬라가 되겠다던 니콜라는 한 달 넘게 주가가 1달러 미치지 못하면서 최근 나스닥으로부터 한 차례 상장 폐지 경고를 받았다. 한때 300억달러(약 40조원)이던 시가총액은 2억달러(약 2679억원)로 쪼그라들었고, 초기 투자자였던 한화그룹도 최근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테슬라 대항마로 기대를 모은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의 사정도 비슷하다. 수요 둔화 우려에 올해 생산 목표를 당초 2만대에서 절반인 1만대로 낮췄고, 전 직원의 18%인 1300여명을 해고했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도 높아진 상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조엘 레빙턴 신용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루시드의 디폴트 위험은 16%로, 이는 세계 자동차 제조사 평균의 약 4배에 달한다.

전기트럭 제조사인 로즈타운모터스는 파산을 신청했다. 이 회사는 GM의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 인수 이후 연간 10만대의 전기트럭을 생산한다고 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실제 생산 대수는 소수에 그쳤다. 설상가상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며 투자를 약속받은 대만의 폭스콘으로부터 자금 조달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전기차 시장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며 "신생 제조사 가운데 살아남은 제조사는 선두 주자인 테슬라가 유일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루시드, 니콜라 등도 초기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주가가 급락하는 등 부정적인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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