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수수료 인하, 본격화되나?
펀드수수료 인하,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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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투證, 0.15%로 인하
당국, "인하 정책 계획 없다"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하나대투증권이 온라인 펀드를 대상으로 판매와 운용보수를 업계 최저수준인 0.15%로 인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펀드수수료 인하 경쟁이 촉발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펀드수수료 인하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있다. 주식 수수료 인하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와 신생증권사 설립에 따른 경쟁 구도로 인해 수익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수수료까지 내리면서 증권사들이 출혈을 감내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사의 수익 확보에만 급급한 증권업계도 문제지만 펀드수수료 인하에 앞장서야 할 금융당국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도 문제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눈치만 보고 있는 증권업계
하나대투증권은 코스피200, 닛케이지수,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펀드의 수수료를 업계 최저수준인 0.15%로 낮출 계획이다.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 말까지 수수료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투자자들에게 최저 수수료 증권사라는 이미지를 인식시키기 위해 이번 인하를 결정했다"라며 "수수료 인하 시장의 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판매량이 많지 않은 일부 온라인 펀드에 국한해 수수료를 인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홍보에 불과하다는 것. 자산운용사와의 보수체계 불균형과 왜곡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증권사들이 출혈을 감내하면서까지 펀드수수료를 인하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국민은행이 신규펀드 판매수수료를 일괄적으로 10%씩 인하를 발표한 후 시장에서는 펀드수수료 인하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일부 자산운용사들을 제외하고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펀드 수수료를 인하한 곳은 없었다. 초지일관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미국이나 영국이 0% 수준의 보수가 가능한 것은 판매채널 다양화로 인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간 수익기반이 확보할 수 있는 보수체계가 확립돼 있기 때문"이라며 "펀드수수료 체계의 불균형이나 왜곡을 유발한 근본적인 요인의 변화가 아닌 단순한 보수 비율만을 조정하는 선에서 그친다면 펀드수수료 인하는 앞으로도 본격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묵묵부답'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펀드수수료 합리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지난 5월 돌연 인하안은 없었던 일이라면 당초 계획을 번복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펀드수수료 공시로 자연스레 경쟁 유도되기 때문에 굳이 인하 정책을 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래에셋과 KB, 우리CS자산운용 등 일부자산운용사들이 자사가 운용하는 클래스펀드의 TER(신탁보수와 운용에 따른 각종 비용을 감안한 총비용)을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 사이트에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탁보수와 총비용을 같은 것처럼 공시해 보수가 낮아 보이게 한 것이다. 아무런 여과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자산운용협회까지 방치한 흔적이 드러나고 있어 투자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현재 펀드에 대해 규제 초점이 대부분 운용쪽으로 집중이 돼 있다"라며 "펀드수수료 인하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판매 관련사항으로 규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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