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번진 美·中 무역갈등···국내 부품업계 타격 불가피
스마트폰으로 번진 美·中 무역갈등···국내 부품업계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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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7나노 AP 조사 착수할 듯···對中 무역 제재 강화할 수도
中, 美 규제에 반발 공무원 대상 아이폰 등 외산 통신기기 사용 금지
곧 나올 아이폰15 판매량 1천만대 감소 전망···국내 부품업계 악영향
메이트60 프로. (사진=화웨이)
중국 화웨이가 지난 8월 말 출시한 새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 (사진=화웨이)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스마트폰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화웨이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이어 중국은 정부 공무원들과 공기업 직원들에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미중의 첨단 기술 패권을 둘러싼 갈등이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7일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화웨이 메이트60 프로에서 SK하이닉스의 D램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미국의 대중 규제 이후 이 회사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한 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SK하이닉스 측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도입된 이후 화웨이와 더는 거래하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자사의 칩이 탑재됐는지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미국의 조사 결과, SK하이닉스가 직접 공급한 메모리가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됐다면 SK하이닉스 메모리의 미국 수입 중지 등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재조치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화웨이 메이트60 프로에 적용된 모바일CPU(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ASML의 초극자외선노광장비(EUV)를 사용하지 않고, 중국 SMIC를 통해 7나노미터 미세공정으로 생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메이트60 프로에 적용된 AP를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위반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규제에 반발해 정부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을 상대로 아이폰 등 외국산 통신기기를 사무실에서 사용하지 말라는 조치를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잇따라 이날 보도했다. 화웨이를 포함해 틱톡 등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거세지자, 이에 대한 대응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공무원과 공기업의 사용 금지 기기를 ‘외국산 통신 기기’로 한정한 만큼 아이폰을 특정한 조치는 아니지만, 삼성전자에 비해 중국 내 점유율 비중이 높은 애플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21년 이후 중국 매출이 70% 이상 증가하면서, 중국이 세계 시장 가운데 가장 핵심 시장이 됐다.  중국 정부의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는 일단 공무원과 공기업 대상이지만, 이른바 ‘애국소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 판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화웨이의 메이트60 프로는 중국에서 연일 매진되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로 애플은 이틀 새 주가가 3.6% 이상 급락하며, 200조원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또 각 시장조사업체들은 오는 12일 공개를 앞둔 애플의 새 아이폰15의 예상 판매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간 판매량이 약 1000만대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이처럼 스마트폰과 통신기기로 확대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반도체 조사 결과에 따라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프리 샷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무역이나 투자, 첨단 분야에서 중국 제재 수위를 점진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는 중국의 기술 혁신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더 강화되고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타격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애플 아이폰의 출하량 감소는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아이폰용 전자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중국의 제재로 애플 주가가 떨어진 후 부품 공급사인 LG이노텍도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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