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게임을 허하라'···게임 접근성 개선 '잰걸음'
'장애인에 게임을 허하라'···게임 접근성 개선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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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기부 형식에서 장애인 위한 UI·UX 등 게임 기능 개선 방향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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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내 게임 업계가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향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스마일게이트 등 게임사들은 장애인 접근성 제고를 위한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보조기기 지원 사업에 나서고 있다.

게임 접근성이란 장애가 있는 이용자가 불편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장벽을 허무는 것을 뜻한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규칙과 내용을 설계·연구하는 '게임 디자인 랩'을 구성하고, △게임 콘셉트 △시스템 △밸런스 △내러티브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여러 방면에서 접근성 강화 방안을 연구하고 단계적으로 게임에 적용키로 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최근 베타테스트를 마친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에 색맹 이용자를 위한 '색약 보정'과 광과민성 발작 증후군이 있는 이용자를 위한 '광과민성' 옵션을 추가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초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국립재활원 등과 함꼐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서울·경기도 거주 장애인을 대상으로 보조기기 지원 희망자 모집을 시작했다.

또 게임 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역사회 또는 장애 아동·청소년들에 게임 콘텐츠 체험 기회를 주고자 '찾아가는 렌즈게임 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이동식 버스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함꼐 즐기는 '4D VR(가상 현실) 게임버스', '점자블록 게임' 등의 콘텐츠를 담아 대상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젝트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D&I(다양성&포용)실을 신설하고, 미국 비영리 단체 '에이블게이머즈'가 제공하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 교육을 이수하게 했다. 이를 토대로 게임 제작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로스트 아크' 등 자사 게임에 각종 보조기능을 추가했다.

그간 게임 업계는 단순 기부 등의 활동을 통해 장애인 지원 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애인의 게임 이용 권리가 부각되며 신체적 제약이 있는 이용자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초 발간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방안 기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300명 이상의 장애인 설문 응답자의 대다수가 '삶의 질 향상'과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게임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까지 세계 수준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유비소프트·블리자드·너티독 등 글로벌 게임사들이 자사 게임에 장애인 접근성 옵션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일부 게임에만 이같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령화 등으로 장애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게임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해 접근성 문제는 게임사가 풀어야 할 필수 과제"라며 "국내 게임산업이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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