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감기업 35%, 돈 벌어 이자도 못낸다"
한은 "외감기업 35%, 돈 벌어 이자도 못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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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감기업 이자보상비율, 455.4%···전년比 198.6%p↓
차입금 의존도 28.2%, 부채비율 102.4%···최고치 근접
부산항 일대가 안개로 말미암아 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일대가 안개로 말미암아 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 돈을 벌어 이자도 내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 비중이 35%를 돌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차입금 의존도도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수익성과 안정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감기업의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455.4%로 전년(654%) 대비 198.6%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해당 비율이 100% 미만인 경우 기업이 영업이익만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비율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100% 미만의 기업 비중이 2021년 34.1%에서 지난해 35.1%로 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0% 미만 비중은 26.5%에서 25.7%로 소폭 하락했다.

또한 △100~300% 미만(15.6→18.5%) △300~500% 미만(7.7→8.2%)의 기업수 비중은 확대된 반면, △500% 이상(42.6→38.2%)의 기업수 비중은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국내 외감기업들의 차입금 의존도는 28.2%로 전년(27.6%)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역대최고치를 기록한 2019년(28.3%)에 근접한 수치다. 부채비율 또한 101%에서 102.4%로 증가하며, 2014년(106.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운전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외부 차입이 증가함에 따라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모두 상승했다"며 "다만 전자·영상·통신장비, 운수·창고 등은 이익잉여금 증가에 따른 자본증가 등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성장성도 축소됐다. 작년 외감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6.9%로, 전년(17.7%)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이 중 제조업(19.7→16.4%)의 경우 △석유정제·코크스(66.9%) △전기장비(18.4%) △자동차(15.2%)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비제조업(15.3%→17.5%)은 △전기가스업(18.5%) △운수‧창고업(14.5%) △건설업(10.9%) 등이 증가했다.

수익성도 줄었다.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 2021년 6.8%에서 지난해 5.3%로 떨어졌으며,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7.6%에서 5.2%로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8%에서 6.3%로 하락했으며,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8.6%에서 6.3%로 줄었다. 비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5.7%→4.2%)과 매출액 세전순이익률(6.3%→3.8%)도 모두 하락했다.

이에 지난해 외감기업의 순현금흐름(업체당 평균)을 보면 2억원 순유입으로 전년(16억원) 대비 유입규모가 감소했다. 이는 영업활동 현금 유입이 2021년 87억원에서 지난해 66억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활동 현금 유입의 감소 등으로 현금흐름보상비율(59.3%→40.6%)과 현금흐름이자보상비율(900.2%→566.3%) 모두 하락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3만129개(제조업 1만2199개·비제조업 1만7930개)를 대상으로, 지난 3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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