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지난달 요구불예금 10조 '뚝'···증시로 '머니무브'
5대 은행, 지난달 요구불예금 10조 '뚝'···증시로 '머니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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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608조9654억원···전달 대비 10.3조↓
3%대로 떨어진 예금 금리···"투자 매력 떨어져"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에서 요구불예금이 10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주식 시장 등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요구불예금 감소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4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08조9654억원으로, 전달 619조2650억원에서 10조2996억원 빠졌다.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식 통장인 요구불예금은 투자를 위한 대기자금 성격이 짙다. 요구불예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 중인 자금이 줄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주식 시장 등 분야에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며 요구불예금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등에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주식 등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도를 살펴볼 수 있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8일 53조1420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46조9844억원에서 지난 1월 47조1235억원, 2월 47조7397억원, 3월 49조2302억원 등 50조원을 밑돌다 지난달 들어 50조원대로 올라섰다. 

반면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계속 낮아지면서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은행이 주는 정기예금 이자는 연 3%대로 내려앉았는데,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해 연 5%대를 넘어섰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되레 역주행 중인 셈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이날 기준 3.40~3.46%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이 3.46%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3.45%,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3.40%, 신한은행의 쏠편한정기예금 3.40%,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Ⅱ 3.40% 등 순이다.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정기예금을 찾는 고객들도 줄어들고 있다. 이들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865조6531억원을 고점으로 하향세다. 지난달엔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증가폭이 미미하다.

정기예금 잔액은 3월 말 805조3384억원에서 4월 말 805조7827억원으로 4443억원, 정기적금은 37조908억원에서 37조9878억원으로 8970억원 늘어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까지 요구불예금이 늘면서 주식 등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지난달엔 실제로 주식 투자에 나선 고객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수신금리도 비교적 많이 낮아진 상태여서 요구불예금이 증시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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