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애플페이 대항마'라더니···오픈페이 반쪽 서비스로 전락, 왜?
[초점] '애플페이 대항마'라더니···오픈페이 반쪽 서비스로 전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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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00일 넘었지만 카드사 참여 '미온적'
온라인 결제 호환 미비···현장 결제만 가능
참여사 무관심 속에 마케팅 전략 역시 전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오픈페이란 이름은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쓰는 페이(삼성페이)보다 특별한 게 없다길래, 써본 적은 없습니다."(30대 A씨)

"온라인 결제가 안돼 문제가 생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현장결제만 되는 거였습니다. 그냥 페이 하나만 쓰다 애플페이로 갈아탔습니다."(30대 B씨)

국내 카드사들이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인 '오픈페이'가 출시된지 100일을 넘었지만, 아직 존재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페이의 대항마로 주목받으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여러 문제점을 내보이며 한계에 부딪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자인 삼성페이와 애플페이가 세를 불려가고 있는 반면, 오픈페이는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현재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를 쓰고 있는 30대 직장인 두명은 오픈페이를 써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다른 간편결제 이용자들에게도 질문한 결과 오픈페이를 잘 모르거나 써본 적이 없다는 답변이 많았으며, 등록만 해두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답변도 있었다.

오픈페이의 정식명칭은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다. 특정 카드사의 앱으로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은행권의 오픈뱅킹과 비슷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신한플레이 앱을 통해 KB국민카드의 신용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오픈페이에 참여하는 카드사가 신한·KB·롯데·하나카드 등 4곳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1분기 합류 예정이었던 BC카드는 시스템 등의 문제로 합류시점을 미뤘으며, 우리카드·NH농협카드 등의 합류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오히려 오픈페이 대신 흥행을 기록한 애플페이로 카드사들이 이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픈페이 사용 화면, 현재 오픈페이에 등록가능한 카드사는 신한·KB국민·롯데·하나카드 4개사 뿐이며, 앱을 통한 알림 서비스는 해당 플랫폼의 카드 뿐이다. (사진=신민호 기자)
오픈페이 사용 화면, 현재 오픈페이에 등록가능한 카드사는 신한·KB국민·롯데·하나카드 4개사 뿐이며, 앱을 통한 알림 서비스는 해당 플랫폼의 카드 뿐이다. (사진=신민호 기자)

이뿐만 아니라 한정된 기능 역시 오픈페이 흥행을 발목 잡는 원인 중 하나다. 현재 오픈페이는 온라인 결제가 호환되지 않아 사실상 현장결제로 사용처가 한정된다.

아울러 삼성페이나 애플페이처럼 잠금화면 상태에서 결제가 불가능했으며, 앱 푸쉬 기능을 통한 무료 카드사용알림 기능도 타사 카드엔 적용되지 않았다.

특히 모바일전용카드 등 CVC(유효성 검사코드)가 없는 일부 카드의 등록도 불가능해, 사실상 모바일 버전의 실물카드지갑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 역시 미흡했다. 오픈페이의 롤모델인 오픈뱅킹의 경우 각사가 출시 초기 수천만원대의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내거는 등 파격적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렸다. 보다 못한 금융당국이 일부 은행에 주의를 주는 사태가 발생하지만, 소비자의 뇌리에 충분히 각인됐다. 이후에도 높은 활용도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반면 오픈페이는 작년 12월 출시 이후에도 관련 이벤트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처럼 참여 카드사들의 무관심 속에 활용 통계 등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효과는 물론, 이탈마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카드사들이 개방형 간편결제를 구축했지만, 빅테크의 간편결제 대비 범용성이 미흡하다"며 "결국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방형 종합생활플랫폼으로 경쟁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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