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배당 둘러싼 '남매의 난' 승리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배당 둘러싼 '남매의 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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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회사 제안 30억원 배당안 가결, 두 언니 지분 모아 오빠 요구 거절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해 1월 3일 온라인 영상으로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들려주고 있다. (사진=아워홈)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해 1월 3일 온라인 영상으로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들려주고 있다. (사진=아워홈)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배당안을 둘러싼 아워홈 오너가 남매 갈등에서 구지은 부회장이 승리했다. 4일 열린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구자학 창업주의 장녀 구미현씨와 차녀 구명진씨가 동생인 구 부회장 손을 들어 회사가 상정한 배당안이 가결됐다. 아워홈은 이날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2966억원, 456억원, 30억원 배당안 가운데 회사 측이 제안한 30억원 배당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아워홈 남매들은 배당안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최대 주주이자 오너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배당총액으로 2966억원을 요구했고, 미현씨는 456억원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의 10배, 2배를 각각 넘는 액수다. 이런 무리한 고배당 요구에 구 부회장은 회사의 공식 입장을 내고 구 전 부회장에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미현씨가 주주총회에서 자신이 제안했던 456억원 배당안을 포기하고 회사안에 찬성하면서 구 부회장 의견에 힘이 실렸다. 회사가 상정한 배당총액 30억원에 세 자매가 모두 동의하면서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 구 부회장과 미현·명진 세 자매의 합산 지분은 59.6%다. 구 전 부회장은 지분 38.6%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워홈은 지난해 순이익 250억원 중 일부로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의 두 안건이 의결될 경우 경영상 어려움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아워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021년 기준 224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합해도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총액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워홈 노조는 이날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막장 배당 요구를 철회하라"고 오너 일가에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업계에선 구 부회장이 이번 배당안 통과로 승기를 굳혔다고 평가한다. 2021년 세 자매가 구 전 부회장을 해임한 데 이어 이듬해 이사진 선임을 둔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고, 이번 주총에서 회사 측 안건이 가결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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