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상장, 3년 연속 증가세···금감원 "심사 강화"
스팩 합병 상장, 3년 연속 증가세···금감원 "심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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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일반 공모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투자안전성이 높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기업공개(IPO) 건수는 최근 3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최근 스팩 IPO 및 합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스팩 IPO 건수는 지난 2019년 19건, 2021년 25건을 기록한데 이어, 2022년 45건을 기록했다. 

스팩은 잠재력 있는 비상장기업에게는 상장을 통한 성장경로를, 투자자에게는 M&A에 대한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스팩을 상장해 모은 자금으로 비상장회사를 인수하거나 서로 합병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상장 후 3년간 인수·합병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돈을 돌려주고 청산 절차를 밟는다.

스팩 합병은 까다로운 기업공개 공모 절차를 우회해 상대적으로 빠르고 쉽게 증시에 데뷔할 수 있다는 게 스팩 상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2021년 뜨거웠던 공모주 열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된 것도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으로 기업들이 발을 돌린 주된 이유가 됐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제한된 비상장사의 지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팩 IPO 규모는 평균 90억원이며, 공모가(일반투자자 투자단가)는 통상적 2000원으로 스폰서 투자단가(통상 1000원)의 2배에 달했다. IPO 이후 지분율은 스폰서 10.5%, 기관 73.7%, 일반투자자 15.8% 수준을 기록했다. 증권사(대표발기인)가 인수인으로 참여하며, 건당 3억원 또는 공모금액의 3% 수준의 수수료를 수취했다. 증권사는 인수 수수료의 50%만 IPO 즉시 수령하며, 잔여 50%는 합병 성공시에만 수령할 수 있다.

2019년부터 2022년 9월 기간 중 합병이 완료된 스팩 54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합병대상법인은 기계, 부품제조 등 다양한 업종을 대상으로 하며 평균 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분가치 규모는 2021년 685억원에서 2022년 1037억원으로 51.4% 증가했다.

스팩(상장) 합병가액은 기준시가(상장법인 평가방식으로 최근 1개월간, 1주일간, 최근일 종가의 산술평균) 대비 할인하고, 합병대상법인(비상장)은 본질가치(비상장법인 평가방식으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1과 1.5로 가중산술평균) 대비 할증하는 경향으로 스팩 1주당 배정되는 합병대상법인의 주식수가 감소해 주주의 합병 후 지분율이 하락했다.

증권사(대표발기인)는 통상 합병자문사 역할도 함께 수행해 합병 성공시 투자금액(9억4000만원)의 40.9%수준(3억8000만원)의 수수료를 수령했다. 기관투자자는 공모참여 후 95.4%가 합병전 주식을 처분(전량 처분도 88.0%)해, 합병 주주총회 시 의결권 비율은 24.4%에 불과했다.

투자자별 손익을 보면 합병 성공 시 일반투자자는 투자원금(83억 원)의 62.1%(52억 원) 이익을 얻었다. 분석대상(54건) 중 42건은 합병신주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했고 12건은 하회(평균 손실 10억 원)했다. 합병 실패 시 공모금액의 90% 이상 예치 및 보유재산의 우선 지급으로 인해 일반투자자는 투자원금(IPO 공모금액)에 대한 손실 사례가 없었다. 스폰서는 후순위로만 잔여재산을 청구할 수 있어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은 스팩 IPO 및 합병 증권신고서에 투자주체간 이해상충 요소 등이 충실히 기재될 수 있도록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증권사 및 시장·학계 전문가 대상 간담회 개최 등 소통을 확대해 드러난 우려사항에 대한 개선방안 논의하고, 향후 더욱 건전한 상품으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발굴·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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