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금융그룹化 '명과 암'
저축銀 금융그룹化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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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이어 자산운용사까지
리스크 관리 능력은 '제자리'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저축은행들의 움직임 심상치 않다. 대형저축은행들이 사업다각화를 꾀하면서 잇따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금융회사들을 인수 또는 신설하면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그 규모면에서 아직 금융그룹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신용정보사와 증권사까지 갖추는 등 제법 구색을 맞춰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이 몸집불리기에만 집중하느라 리스크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수익 다각화에 초점  
지난 3월 솔로몬 저축은행이 증권사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27일 현대스위스 저축은행이 자산운용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로써 솔로몬 저축은행의 경우 기존의 저축은행에 신용정보사와 증권사를 더했으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에 자산운용사까지 갖추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저축은행은 한국종합캐피탈을 인수한 바 있으며 진흥저축은행은 신용정보사를 설립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증권중개회사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형저축은행들이 금융회사 인수 또는 신설에 나서는 것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의 경우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은행들에 비해 예대마진의 단순한 수익구조에 기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저축은행 실적을 살펴보면 총수익 중 영업수익이 95%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무려 81%가 대출금 이자였다. 대부분의 수익이 이자수익인 것. 그러나 이마저도 불안한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이 소액신용대출 시장에의 진출에 적극 나서면서 저축은행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이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자 저축은행들의 1·4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됐다.
 
더불어 금융감독원은 향후 건설사의 자금 사정과 연체 상황에 따라 필요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지도할 뜻을 밝히고 있어 저축은행 영업이익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도 대출이자를 통한 수익창출에 벗어나 시중은행들처럼 비이자 수익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사업영역 확대 하는 한편 이들 금융회사들과 저축은행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수익원 다각화와 수익 기반 안정을 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규모는 커졌지만...
대형저축은행들의 이같은 사업확대에 대해 자통법 시행 등으로 인한 향후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규모 확대에만 집중해 리스크관리가 소홀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반기 29억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470억원을 기록했던 전기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저축은행은 지난 반기 152억원을 기록하며 전기 430억원에 비해 대폭 감소했으며, 토마토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하반기 99억원을 기록하며 전기 419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산저축은행 또한 지난 반기 3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778억원을 기록했던 전기에 비해 감소했다.대형사들의 이 같은 영업익 감소 추세는 PF 대출 축소와 충당금 적립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영업익이 감소추세를 보이자 저축은행들은 영업익 손실을 메꾸기 위해 후순위채권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후순위채권발행으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산이다. 또한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저축은행들로서는 후순위채발행은 주주의 부담 없이 자본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후순위채권 발행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상존하고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어 '독'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저축은행들이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리스크관리 능력은 제자리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관계자는 "대형저축은행의 경우 이미 지방은행을 능가할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지만 리스크관리 능력 역시 향상됐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선영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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