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ELB·DLB 발행 폭증···'역마진' 불구 유동성 확보 안간힘
증권사 ELB·DLB 발행 폭증···'역마진' 불구 유동성 확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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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증권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6~8%에 달하는 고금리 금융상품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증권채의 언더발행(민평금리 보다 낮은 수준 발행) 사례가 나타나는 등 자금 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도는 분위기지만, 증권사들은 최대한 유동성을 끌어당기기 위해 파생결합사채 출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8%대 고금리를 제시하며 역마진을 감수하고 있다. 이에 파생결합사채는 예금자 보험 대상이 아니라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액은 3조394억원에 달했다. 지난 10월 1조164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배에 가까운 액수다. 지난해 10월과 11월 ELB 발행액은 각각 1785억원, 6262억원에 불과했다. ELB 발행액수가 1년새 5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발행액의 증가세도 폭발적이다.

DLB 발행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조515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9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2917억원과 비교하면 약 10배 늘어났다.

지난해 10월과 11월 DLB 발행액은 총 6923억원에 그쳤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4조128억원이나 발행됐다. ELB와 DLB 발행액을 합하면 지난해 대비 올해는 449%나 급증했다.

ELB와 DLB는 주가지수나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채권과 결합한 금융상품이다. 발행 증권사의 신용도와 금리와의 연관성이 깊다. 이에 그동안 대형사 위주로 발행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소형사들이 발행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리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8%대 중반의 금리를 주는 상품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ELB, DLB 모두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원금은 보전된다. 그러나 예금자 보험 대상은 아니라는 점에서 자칫 투자 자금이 묶일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증권사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기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ELB와 DLB 발행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이유는 회사채나 CP와 비교해 자금 조달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ELB, DLB 상품의 조건 충족 시와 미충족 시 금리차를 적게 만들 경우 마치 채권이나 CP와 비슷한 특징을 부각시킴으로써 상품 판매가 용이해 지기도 한다.

다만, 증권사 회계상으로는 자본이 아닌 엄연히 부채로 분류된다. 증권사의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기자본을 늘려 재무건전성을 높이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역마진을 감수하며 고금리 ELB·DLB를 무분별하게 발행하는건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연말에 퇴직연금 시장에서 자금 쟁탈전이 벌어진 것도 ELB와 DLB 발행량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십조 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자금 이동이 벌어지면서 이를 유치하기 위해 ELB와 DLB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가 제공하는 퇴직연금 상품 평균 금리는 지난달 기준 5.20%다. 이는 저축은행(5.98%)를 제외한 손해보험(4.85%), 은행(4.84%), 생명보험(4.77%)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증권사 금리만 6.49%까지 치솟으며 유일하게 6%대 금리를 기록했다. 일부 중소형사 중에는 8%대 금리를 제시하는 곳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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