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3원 급등···22개월 만에 124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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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저항선 넘은 환율, 재차 연고점 경신
우크라 사태, 美FOMC 전 리스크오프 심리↑
달러 (사진=픽사베이)
달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하루 새 10원 넘게 뛰면서 1년 10개월 만에 1240원도 뚫어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무력 충돌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급등락세를 반복하는 가운데 방향을 조금씩 상단으로 잡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32.0원)보다 10.3원 오른 1242.3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240원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처음 발생해 위기가 본격화하던 지난 2020년 5월25일(1244.2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오전 개장부터 전거래일보다 5.0원 뛴 1237.0원으로 시작해 장중 오름폭을 계속해서 높였다. 특히 역외 증권·기관 결제 수요(달러 매수)가 두드러지면서 개인과 외국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을 압도했다. 정오 이후 당국의 시장안정화(스무딩 오퍼레이션)로 추정되는 네고 물량이 출회하면서 상단을 잠시 막기도 했으나, 장 막판 다시 매수세가 재유입되면서 1240원을 뚫은 채 장을 마감했다.

환율 급등은 악화일로를 걷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상과 오는 17일 공개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 경계심리가 민감한 시장에 위험회피 심리를 강하게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대내외 여건들이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해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기고, 이는 곧 경기 둔화, 침체 가능성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4차 장관급 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간 회담이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되는 등 시장에서 바라보는 전쟁 양상은 악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달러 반출이 달갑지 않을 러시아가 오는 16일 채권 이자 지급에 나서지 않을 공산이 큰 데다, 러시아의 폴란드 침공,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 등 전쟁 양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곧 안전자산인 달러 매집으로 이어졌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99선을 돌파했다. 달러인덱스는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던 지난해 3월 100까지 올라선 바 있다. 원·달러 환율 뿐만 아니라 위안화·달러 역시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거래일보다 0.0200위안 오른 6.3506위안으로 고시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근래 외환시장에선 롱심리(상승세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심리)가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된 가운데 러시아 정부의 채권 이자 상환 지연 압박도 가능해 디폴트 우려는 가중되고 있다. 특히 폴란드 국경 충돌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개입 여지까지 거론되고 있어, 상황 악화 시 달러 상단은 얼마든지 올라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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