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현대차가 2030년까지 17종 이상 전기차(EV) 라인업 구축으로 187만대(글로벌 시장 점유율 7%)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95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2022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중장기 전동화 전략 및 재무목표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중장기 전기차 판매목표를 2026년 84만대, 2030년 187만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연간 14만대를 기록한 전기차 판매 규모를 5년 내 6배, 10년 내에 13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목표 달성 시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2021년 3% 초반에서 2030년 7%로 상승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전체로 보면 2030년 약 12%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이날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하드웨어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욱 강화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라고 말했다.

2030년 전기차 187만대 판매, 글로벌 EV 점유율 7% 목표

현대차는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각 국의 전기차 시장 지원 강화 정책 등을 바탕으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주요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에 현대차 측은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비중은 현재 4% 수준에서 2026년 17%, 2030년 36%로 상승할 전망"이라 설명했다. 이는 현대차 판매의 중심축이 전기차로 완전히 옮겨짐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지역별로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8%에 해당하는 53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목표로 잡았다. 유럽에서는 판매의 69%를 차지하는 전기차 48만대를 판매해 현지 전기차 점유율 6%를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29만대(전기차 판매비중 36%)를 팔아 전기차 점유율 58%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라인업 현대차 11종·제네시스 6종 구축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총 17개 이상 구축한다. 브랜드 별로 현대차가 11개, 제네시스가 6개 이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출시에 이어 올해 아이오닉 6, 2024년 아이오닉 7을 차례로 내놓는다. 이어 2030년까지 SUV 6종, 승용 3종, 소상용 1종, 기타 신규 차종 1종 등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리고 수익성 높은 SUV를 중심으로 2030년 연간 152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차량으로 출시하며,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SUV 4종, 승용 2종 등 6개 이상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제네시스는 2030년 전기차 35만대 판매로 글로벌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올해 GV70 전동화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동화 최적화 생산시스템 신속 전환···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개발 

현대차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에 필요한 170GWh 규모의 배터리 확보를 위해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 우호적 관계를 더욱더 공고히 한다. 현재 이같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2023년까지 전기차 판매 목표대수에 상응하는 배터리를 조기 확보했다.

현지 전기차 수요 대응을 위한 제휴도 적극 추진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10GWh 규모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2024년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배터리 업체와의 추가적인 전략적 제휴를 통해 2025년 이후 적용할 차세대 배터리의 50%를 조달한다. 기존 NCM 배터리에 리튬인산철(LFP)까지 배터리 타입을 다변화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E-GMP'에 이은 신규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만든다. 2025년까지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모듈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IMA를 활용해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용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한다. eM 플랫폼은 현 아이오닉5 대비 주행거리가 50% 이상 늘고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 및 전차종 무선(OTA) 업데이트 기본화 등이 적용될 전망이다.

미래 스마트모빌리티 사업 등 95조5000억원 투자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를 일환으로 2025년 올 커넥티드 카 구현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제어기 구성이 파편화된 기존을 벗어나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통합제어기 적용으로 개발 복잡성을 낮춘다.

제어기 OTA 업데이트 기능 활성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로보라이드' 서비스 등도 추진하며 자율주행 기능 고도화를 위한  차세대 통합제어기 개발에도 힘쓴다. 이같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을 위해 12조원을 투자하고, 관련 사업 매출을 2030년 전체 매출의 30%까지 확대한다.

현대차는 수익성 극대화 노력을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고히 마련하기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95조 5000억원을 미래 사업에 적극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R&D 투자 39조 1000억원, 설비투자(CAPEX) 43조 6000억원, 전략투자 12조 8000억원이다.

또 현대차는 2030년 영업이익률 전기차 부문 10% 이상, 연결 기준 10%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중 약 20%에 해당하는 19조 4000억원을 전동화 부문에 한다.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와 전동화 부품 선행기술 개발, 전용 공장 및 라인 증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전동화 관련 다양한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서강현 부사장은 "현대차는 중장기 수익성 목표 달성으로 추가적인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라며 "전동화 전략과 중장기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