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간재 수입단가 상승···중국발 인플레 우려 점증"
한은 "중간재 수입단가 상승···중국발 인플레 우려 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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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BOK이슈노트 '대중 수입구조 따른 물가 파급영향'
중국산 중간재 74.3%→국산 수출품···소비재 비중도 높아
(사진= 플리커)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중국의 생산자물가 및 수출물가가 장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 물가도 적지 않은 상방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대중 수입구조를 고려한 중국 물가의 국내물가 파급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생산자물가 및 수출물가 오름세 확대가 무역경로를 통해 국내물가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수출물가 상승이 우리나라의 대(對)중 수입소비재 또는 중국 이외에서 중국산 중간재를 투입해 생산된 소비재의 가격에 전가돼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10월과 11월 각각 13.5%, 12.9%를 기록했다. 지난 199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상승폭과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은 수출물가를 거쳐 우리나라의 대중 수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으로부터의 중간재(원재료+자본재) 수입비중이 늘어난 가운데 소비재뿐만 아니라 중간재의 대중 수입단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중국산 중간재의 74.3%는 국산 수출품에 투입되며,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국내 소비재로 최종 귀착되는 수입액 중 중간재를 통한 간접 경로의 비중은 57%에 달한다.

이처럼 높은 대중 수입구조를 고려해 중국의 물가 상승이 국내물가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결과, 대중 수입소비재 및 중국산 중간재가 투입된 대아세안5(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필리핀) 수입소비재 관련 품목의 국내 소비자물가 기여도가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대아세안5 수입소비재 중 생활용품, 음식료품 등은 수입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관련 품목의 국내 소비자가격 상승폭도 확대됐다. 비내구성 생활용품의 경우 대중 수입단가 상승이 세제·가정용 비닐용품 등의 국내 소비재가격에 전가됐다. 가전 및 의류의 경우 부품공급 차질, 물류난 등으로 올해 2분기 이후 수입단가 상승이 나타났고, 점차 국내 소비자가격에 전가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또 국산 소비재에 대한 중국산 중간재의 비용상승압력도 증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품목별로 보면 화학 및 금속제품의 경우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대중 수입단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생산자가격 상승폭도 확대됐다. 전자·광학제품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패널을 중심으로 대중 수입단가가 크게 상승해 국내 생산자가격에 전가되고 있다.

화학, 금속, 전자·광학 업종의 중국산 중간재가 많이 들어가는 국산 자동차·가전 등의 소비자가격에는 아직 중국산 중간재 수입단가 상승이 뚜렷하게 전가되지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는 자동차·가전의 경우 '중간재→최종재' 가공까지의 생산단계가 길고 복잡한 데다, 소비자가격은 생산비용뿐 아니라 세금, 수요여건, 시장경쟁 정도, 기업수익성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기업의 생산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향후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중국 생산자 물가 및 수출 물가가 장기간 높은 오름세를 보일 경우, 국내 물가 역시 적지 않은 상방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및 아세안5로부터의 수입소비재가 구입빈도가 높은 생필품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물가의 높은 오름세 지속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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