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빅3구도, M&A시장서 결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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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 시가총액 역전…자산규모 비등
우리은행 및 외환은행 M&A시장 태풍의 핵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올 들어 리딩뱅크 자리를 둘러싼 국민 신한 우리은행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자산규모에서는 여전히 국민은행이 국내 최대지만 시가총액에서는 신한지주가 리딩뱅크로 급부상했다. 또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은 금융권의 초대형 매물로 꼽히고 있어 향후 은행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최근 2~3년간 급격히 자산을 늘려온 탓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결국 리딩뱅크 경쟁은 M&A시장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총이냐 자산규모냐
최근 신한지주가 국민은행의 시가총액을 앞지르자 리딩뱅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1년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신한지주는 당시 국민은행 시가총액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으나 조흥은행 및 LG카드 등을 인수하면서 빠른 속도로 국민은행을 추격했다. 7일 현재 신한지주는 시가총액 19조7천억원으로 18조6천억원인 국민은행을 1조원 가량 앞서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신한지주를 업종내 최우선 추천주로 꼽고 있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한지주는 은행들 가운데 은행-비은행 부문의 이상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국민은행의 경우 지주사 전환이 늦어지는 바람에 비용측면의 압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산규모에서도 우위를 논할수 없을 정도로 비등한 상태이다.
지난해말 현재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232조원으로 2, 3위 은행인 우리은행(219조원) 신한은행(208조원)과 각각 13조원, 24조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05년말 국민-우리의 자산격차가 57조원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산격차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은행업 고유업무인 여수신 규모를 앞세워 '리딩뱅크는 국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여수신 규모는 여타 은행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재 국민은행의 총수신은 163조원으로 우리은행(122조원) 신한은행(118조원)과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국민은행이 시가총액에서 밀린 것은 외국인들의 집중매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은행의 핵심지표에서는 국민은행이 여전히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 한해 은행들의 서열이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동안은 국민-신한의 각축전이 지속되겠지만 향후 우리은행의 민영화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경우 우리은행의 리딩뱅크 탈환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범한 금융위도 금산분리의 점진적 완화를 천명하고 있어 조만간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의 민영화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산업+우리+기업은행 혹은 우리+기업은행 등의 합병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은행은 국내 최대은행은 물론 미국 글로벌IB(투자은행)와 대등한 수준의 자산규모를 갖게된다.
 
■M&A로 지각변동 예고
은행들의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은 올해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M&A시장이 그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년간 은행들을 대출자산 확대를 통해 자산을 크게 늘려왔다. 때문에 올해에는 내실 위주의 성장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은행들의 자산경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 기업은행을 제외한 대형 시중은행들은 올초 자산성장률 목표를 7~8%대로 제시했다. 지난 수년간 최대 30%대의 급격한 자산증가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철저히 내실위주로 가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대출확대를 통한 자산경쟁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한 순위 다툼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은행권에서는 외환은행이 금융시장의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관련됐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옴에 따라 오는 4월로 예정된 HSBC와의 인수계약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최종판결이 나올 때까지 매각승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HSBC의 외환은행 인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선임된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기존 금감위 입장에 동의를 표명하며 "이를 반외자정서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해 외환은행 매각 승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외환은행 인수에 한차례 고배를 마셨던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명실상부한 리딩뱅크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빅3 은행 구도에서 배제된 하나은행도 외환은행 인수를 희망하고 있어 외환은행을 둘러싼 국민-하나은행의 치열한 각축전도 예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 9월로 예정된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출범도 빅3 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KB신용정보, KB창업투자, KB부동산신탁, KB선물, KB생명, KB자산운용, KB투자증권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또 금융권 일각에서는 빅3 구도에서 완전히 배제된 하나은행도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할 경우 4위 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은행과 함께 M&A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리딩뱅크는 자본·자산, 순익규모, 시가총액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리딩뱅크를 논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내년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둔 올해 M&A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은행이 결국 리딩뱅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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