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미·러 갈등+유럽 코로나 재확산' 급락···WTI 7.1%↓
국제유가, '미·러 갈등+유럽 코로나 재확산' 급락···WTI 7.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 두 곳이 무인비행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되면서 국제유가가 19% 이상 폭등했다.(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제유가가 미국·러시아 간 갈등 고조에 따른 부담과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유행 우려에 급락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60달러(7.1%) 폭락한 60.0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8일 이후 일일 최대 하락기록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오후 10시56분 현재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5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5.15달러(7.54%) 내린 62.87달러에 거래중이다. 이날 브렌트유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빠졌다.

두 유종 모두 최근 고점인 이달 8일과 비교해 11% 이상 내려와 조정 영역에 진입했다. WTI는 2020년 2월 이후 최장, 브렌트유는 2020년 9월 이후 최장 기간인 5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이날 원유시장 투자심리는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 갈등에 영향을 받았다. 미국이 러시아에 제재 조치 등으로 선제공격을 할 경우, 러시아가 보유한 막대한 원유를 시장에 풀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을 자극했다. 이외 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 달러화 동향 등을 주시하는 분위기였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설전을 벌인 사실에 시장은 주목했다. 

미 행정부는 앞서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 독살 시도의 배후에 있다고 결론짓고 고위관리 및 일부 연구소 등을 제재키로 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주초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살인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러시아가 크게 반발하는 중이다.

러시아는 전일 워싱턴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증산을 통해 유가를 떨어뜨려 미국 셰일업체에 보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러시아와 미국 간 갈등이 원유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루 라인 퓨처의 필립스트레이블 수석 시장 전략가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보복할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원유 시장에 공급을 늘려 셰일 업체를 조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이 다시 증가 추세인 와중에 백신 접종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점 역시 유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다수 국가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면서 접종의 효용이 위험보다 크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미 국채 금리가 이날 급등하며 달러가 강세인 점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75%도 넘어섰다. 유가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강세시 하락 압력을 받는다.

미국의 원유재고도 불안요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관리국은 지난 17일 미국의 원유재고가 지난 한주동안 24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루이즈 딕슨 애널리스트는 "지난 4주동안 원유 재고량이 증가했는데, 이는 텍사스가 지난 2월 한파로 얼어붙으면서 정유공장에 대한 석유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5.40달러(0.35%) 상승한 1,732.50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금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 발표가 나온 후 10년물 국채 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하락했지만, 장  후반 상승 반전하며 플러스로 거래를 마쳤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