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저금리' 이중고···4대 금융 하반기 실적 '주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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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컨센서스 "순익 5~25% 감소"
충당금·부실 여신 증가 등 실적 '발목'
'빚투'·'영끌' 확산에 이자수익은 '선방'
신한 '守城'·KB '攻城'···'1위 경쟁' 치열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금융지주사들의 하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5~25% 감소할 전망이다. 당장은 순익 감소폭이 최대 25%를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대손 비용 증가로 인해 중장기적으로는 이익구조가 악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및 부동산 대출 등의 영향으로 여신이 확대되면서 이자 수익은 늘어나는 반면, 대출만기 유예 등 당국의 규제 완화 덕에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부실여신이 앞으로의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을 비롯한 자회사의 대손비용이 늘면 순이자마진(NIM)은 줄어들게 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올해 신한금융 순이익 전망 평균치는 3조2029억원이다. 지난해 3조4035억원 대비 5.9%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3조3118억원을 거둔 KB금융은 올해 3조1176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1년새 5.8% 줄어든 수치다.

하나금융 역시 연간 순이익이 전년(2조4084억원) 대비 6.6% 줄어든 2조2498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조9041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한 우리금융은 올해 24.5% 급감한 1조4373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3분기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이 각각 11.7%, 26.1% 감소하며 9255억원, 6262억원으로 전망된다. 반면,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은 0.5%, 3.3% 증가해 9252억원, 551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중 신한금융의 순이익 감소는 라임 사태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다. 하나금융은 작년 3분기 일회성 요인인 명동사옥 매각이익 3200억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들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 총합은 3조48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순이익(3조3705억원) 대비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전히 분기당 3조원대 순이익 달성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 우려보다는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실적면에서 선방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대출 증가세가 꼽힌다. 특히 빚투, 영끌 등으로 불릴만큼 신용대출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하락폭이 상쇄됐다. 지난 8월 주요은행 6곳의 신용대출은 전월 말보다 4조1610억원(3.3%) 증가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6월, 7월 신용대출 증가액도 전월 대비 3조원대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지주간 순이익 1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1위 수성 가능성이 점쳐지고는 있지만, 최근 푸르덴셜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비은행사업 규모를 키운 KB금융의 도전 역시 만만치 않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1조805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그룹 자리를 지켰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7113억원이다. 그러나 2분기 실적에서 KB금융(9818억원)의 순이익 규모가 신한금융(8732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이어 3분기 순이익 추정치에서도 KB금융(9191억원)이 신한금융(8994억원)을 소폭 앞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여파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3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금융지주사의 이익구조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충당금을 추가로 쌓게될 우려가 있다. 금융지주들이 2분기 일제히 수천억원대 규모의 코로나19 충당금을 쌓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총여신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0.47%로 미국 1.39%, 영국 2.21% 독일 0.78% 등 선진국 주요은행보다 낮다"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한데, 이 경우 순이익은 자연스레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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