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ESG?···"ESG펀드, 일반펀드와 포트폴리오 차이 없다"
무늬만 ESG?···"ESG펀드, 일반펀드와 포트폴리오 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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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硏 '국내 ESG 펀드의 ESG 수준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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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일반 펀드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SG 펀드는 사회적 책임을 금융에 적용, 투자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 장기적으로 위험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투자하는 펀드를 뜻한다.

ESG펀드가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 롯데지주가 발행한 ESG 공모채에 모집액의 6배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는 등 관련 채권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1일 자본시장포커스에 실린 '국내 ESG 펀드의 ESG 수준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형 ESG 펀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ESG 펀드 포트폴리오의 평균 ESG 수준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ESG 펀드 간에도 실제 포트폴리오의 ESG 수준은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ESG 펀드는 총 41개로, 순자산 규모는 4천618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16개가 2017년 7월 이후에 신규 설정됐다. 

이처럼 ESG 펀드로 분류된 펀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해당 펀드들이 운용 스타일이나 종목구성 측면에서 다른 일반 주식형 펀드와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연구원은 "투자설명서상에 ESG 요소를 고려한다고 명시한 펀드들의 상당수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준에 따라 종목을 편입 또는 배제하는지, 편입 종목들의 ESG 성과가 어떠한지 등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않아 투자자들 관점에서 실제로 얼마나 투자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ESG 펀드와 일반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의 포트폴리오 운용스타일을 보면, ESG 펀드는 일반펀드와 마찬가지로 총 자산의 50% 이상이 대형 혼합·가치주에 집중돼 있다. 또 포트폴리오상 ESG 점수의 경우 ESG 펀드는 51.71점으로, 일반주식펀드 51.47점에 비해 약간 높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박 연구원은 진단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국내 ESG 펀드는 적은 수의 종목을 보유하면서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주식형 펀드의 운용스타일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투자자 신뢰 저하와 ESG 펀드 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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