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불법 현수막 '활개'...피해 확산
신용카드 불법 현수막 '활개'...피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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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마련 시급
 
▲     © 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최근 "등급미달자 100% 발급", "신용불량자 신용카드 발급해 드립니다"라는 문구의 불법 현수막들이 도로 곳곳에 내 걸려 미관을 해치는 등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길거리에 난무하고 있는 불법 현수막들은 대부분 신용카드 발급대행을 하는 에이전시나 카드 모집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용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카드를 발급해주는 대가로 카드 유치수당(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이전시나 카드 모집인은 수당을 챙기기 위해 금융연체 등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불법 현수막을 내걸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사례]상계동에 사는 신용(30)씨는 지난 2002년 카드대란을 겪으며,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됐다. 신용카드 하나 없이 생활하던 신용(30)씨는 어느날 길거리에 붙어있는 "신용불량자 신용카드 발급해 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을 보고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곳은 다름아닌 신용카드 발급대행 업체였다. 신용카드 발급 가능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말에 신용(30)씨는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줬고 조금이 지났을까 업체 직원은 몇몇 카드사를 거론하며 모든 카드사에 동시다발적으로 발급신청서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기자가 현수막을 보고 직접 확인해봤다. 한 직원이 전화를 받았고, 기자는 신용카드를 발급 받고 싶은데, 신용등급이 안좋고 회사규모가 작아 4대보험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원은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하다며, 원하는 카드가 있냐는 것이었다. 또 카드사별 심사가 조금씩 달라 그 중 발급이 쉬운 몇몇 카드사의 카드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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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신용카드업계 관계자는 "등급미달자와 신용불량자는 신용카드 발급이 불가능하다"며 "도로 곳곳에 붙어있는 현수막은 사기성이 높아 주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동시 다발적인 신용카드 신청은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개인의 신용등급은 크게 신용정보회사의 평가와 이를 토대로 한 은행의 자체 평가 두 가지로 이뤄지며, 신용평가의 주요 항목 가운데 하나는 신용정보 조회 기록이다.

위의 사례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카드신청을 할 경우 여러 카드사에서 신용조회를 확인하기 때문에 신용점수는 큰 폭으로 떨어져 소비자들은 낭패를 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전시와 카드 모집인은 소비자의 신용등급은 무시한 채 이익을 챙기기에만 급급한 셈이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소비자에게 있지만 신용카드 발급을 부추긴 발급사들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소하고 신용사회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소비자 신용법의 제정이 필요하며, 하루 빨리 불법 현수막에 대한 정부와 카드업계의 규제책이 마련돼 소비자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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