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86서버, 금융권 공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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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 '강점'…업계, "보수적 금융권, 호환성 보장안돼 힘들 것"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한국IBM, 삼성전자 등의 업체들이 확장성을 강화한 x86 서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대용량 서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최근 선보인 제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쿼드코어에 16소켓을 장착한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유닉스나 메인프레임 등의 서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량이 적어 금융권 등 대형 하이엔드급 고객을 공략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얘기가 달라진 것이다. 더욱이 대용량 서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까지 감안한다면, 하이엔드급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결코 꿈이 아니라는 것이 이들 업체의 '행복한' 상상이다.

■상상의 나래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한 것은 한국IBM이었다. 한국IBM은 지난 15일, ‘IBM System x3850 M2’ 서버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인텔의 쿼드코어 프로세서 기반의 4세대 칩셋 기술인 ‘X4’가 적용됐다. 최대 16소켓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64코어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한국IBM System X의 나수근 본부장은 “이번 제품은 확장성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에 금융권과 같은 대형 시장의 공략도 가능하리라 본다”며 “경쟁사의 유닉스를 사용하고 있는 256GB 규모의 제조업체도 x86 서버로 ‘윈백’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같은날 ‘ZSS108-M’, ‘ZSS101-M’, ‘ZSS232’ 등의 x86 서버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향후 금융권 공략에 대한 바램을 숨기지 않았다. 당장은 공략이 힘들겠지만, x86 서버의 확장성이 더 강화된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공략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주장이다.

■유닉스도 힘든 곳
그러나 이들 업체들의 바램과는 달리 x86 서버의 하이엔드급 시장 공략은 당분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것이 IT업계의 평가다. 우선 가장 군침을 흘리고 있는 금융권은 한물 간 것으로 평가받는 메인프레임이 은행권에서 여전히 득세하고 있는 등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은행들은 24시간 365일 가동해도 장애가 없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고, 변화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국과 비교를 해봐도 우리나라 은행들의 보수성은 두드러진다. 미국 금융권의 경우 계정계와 정보계를 가리지 않고 리눅스 서버가 40% 가량을 차지하며,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은행권에서 리눅스 서버는 그 모습을 찾아보기 조차 힘들다.

■호환성부터 보장돼야
금융IT 시장에 공급되는 DB,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의 경험이 유닉스 서버에 집중돼 있다는 것도 장애물이다. 금융권에 공급되는 서버는 단순히 하드웨어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이러한 SW와도 잘 호환돼 시스템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x86 서버는 이러한 경험 자체가 전무하다. 당장에 금융권에 공급돼도 호환성으로 인해 애플리케이션을 얹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IT업계의 관계자는 “x86 서버가 설사 대용량 서버만큼의 성능이 확보된다 하더라도 당장에 금융권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성능뿐 아니라 타 업체와의 애플리케이션 호환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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