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휴가철을 앞두고 은행권이 비대면 환전 수수료 우대 경쟁에 나서면서 90%에서 최대 100%까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대 고객 환전에 수익성을 기대하기 보단 유인효과를 위한 '서비스' 라고 설명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다음달 31일까지 '세상 편한 환전은 KEB하나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기간 하나멤버스 앱에서 환전지갑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는 고객에는 주요 통화(USD·JPY·EUR)로 환전할 때 수수료를 90% 우대하고, 추가로 하나머니 특별 적립혜택을 제공해 총 100% 우대한다. 또 하나원큐 앱에서 미화 환산 100달러 이상 환전한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1만 하나머니도 지급한다.
KB국민은행도 8월말까지 리브(Liiv) 앱에서 환전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90%, 인터넷뱅킹·스타뱅킹·외화ATM·KB서울역환전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80%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를 이용해 환전할 때 환전금액과 관계 없이 주요통화는 최대 90%, 기타통화는 최대 55% 환율우대한다. 농협은행도 모바일앱으로 환전하면 1일 미화 2000달러 이내에서 주요통화는 90%, 기타통화는 40%까지 우대환율을 제공한다.
은행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환전을 신청하면 고객은 수수료 비용은 거의 들이지 않고 통화를 교환할 수 있다. 반대로 은행들은 수익성이 낮아진다. 그럼에도 경쟁에 뛰어드는 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해외 송금·환전 이용 현황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영업점 환전 고객 비중은 62%에서 47%로 감소한 반면 비대면 채널 비중은 9%에서 25%로 대폭 증가했다.
환전은 서비스 특성상 현금을 찾기 위해 지점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 은행은 이 기회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들에게 금융상품을 안내하고 권유해 가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은행권이 핀테크 기업들과 환전업무를 제휴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나은행은 토스, 카카오페이 등과 제휴를 맺고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핀테크 업체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고, 은행은 더 많은 내방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수수료는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고객을 많이 확보해 박리다매로 팔면 수익을 낼 수 있다. 기타통화에 대해선 40~50% 수준에서 우대하는 것도 거래가 많지 않아 수수료를 할인해 줄 요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전 수익이 은행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사실상 서비스 차원으로 이뤄지는 수준"이라며 "대신 고객이 환전한 실물 현금을 찾기 위해 지점을 방문할 때 계좌 등을 유치하는 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