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험업계 '수호천사'?
국회, 보험업계 '수호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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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유사 입법안 동시 발의 '이례적'
'4단계 방카' 허 찔린 은행권, 반격나서나 
보험권 '반색'…시행 가능성 크게 낮아져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업계, 학계로 이어지던 4단계 방카슈랑스 철회 논란이 국회로까지 번져 그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지난 4일 국회 재경위 소속 안택수 의원 등 10명의 여야 의원들이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을 방카슈랑스 대상에서 제외해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9일에는 국회 정무위 소속 신학용 의원 등 12명의 여야 의원들이 동일한 골자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각각 재경위와 정무위 소속인데, 이례적이다. 

■ 보험업계 대변인, 학회에서 국회로?
각 개정안의 입법취지를 살펴보면 보험업계가 항상 해오던 주장들과 동일하다. 보장성 및 자동차보험이 은행에서 판매될 경우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고, 설계사들의 대량 실직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는 것. 그동안 학회가 대변하던 보험업계의 목소리를 이제는 국회가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보험업계가 4단계 방카슈랑스 철회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의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의지가 쉽사리 꺾이지 않자, 결국 국회에까지 '로비의 손'(?)을 뻗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거의 유사한 내용의 두 개정안이 각각 두 국회의원에 의해 발의됐다는 점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특히, 안택수 의원과 신학용 의원은 두 개정안 모두를 공동 발의한 상태다.

■ 은행, 대응책 마련 고심
이에, 은행업계도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은행연합회는 18일 간담회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예전의 입장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돌아가는 형국이 손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는 입장이 됐다. 업계나 학회 차원에서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은 어차피 당국의 시행의지가 확고한 이상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었지만, 이번 국회의 개정안 발의는 통과만 된다면 당국에서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험과 은행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 당국 '뒷북' 개정안 발의, 왜?
한편,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11일 방카슈랑스 부실 판매에 대한 책임을 은행에 지우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가 방카슈랑스에 대해 주로 문제 삼던 부분 중 하나인 책임 소재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즉, 보장성 및 자동차보험의 방카슈랑스 확대시행을 연기할 뜻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만약 국회에서 신학용 의원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돼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이 전면 백지화될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면피용 카드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신 의원 등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그동안 정책의 일관성을 들어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 방침을 고수해온 재경부나 금감위 등 당국의 입장이 우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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