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굶었다"...호황속 일본의 이면
"25일 굶었다"...호황속 일본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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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25일을 굶었다', '주먹밥 하나만 먹었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이런 일기를 쓰고 숨진 사람이 발견됐다. 이젠 장기불황도 끝났고 전후 최대 호황을 맞았다는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사건'이다.

12일 일본 언론들이 이같은 충격적인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전기도, 가스도 끊어진 낡은 집에서 50대 남자의 시신이 숨진 지 한달 만에 미이라처럼 굳은 채 발견됐다. 시신 곁에서 발견된 일기에는 "25일을 굶었다, 주먹밥 하나만 먹으면 좋겠다"라는 눈물 어린 절규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는 특히, 당국이 생활보조비를 주는 대신 일을 하라고 했지만, 몸이 아파 일을 할 수가 없어 보조비가 중단됐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시 당국은 부인했다. 사건이 발생한 기타규슈 시청 관계자는 "본인이 자립하겠다고 해 열심히 하라고 했다. 잘못된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활보호 대상자들은 당국이 생활보호 대상자 숫자를 줄이기 위해 모욕적인 말이나 무리한 조건을 내세워 보조비 지급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생활보호대상자는 "3개월 기한이었는데, 벌써 3년이다, (보조금을) 평생 받을 셈이냐, 라고 말하더군요"라고 말했다.

전후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일본이지만, 굶어죽는 사람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재정 상태가 나쁜 일부 지자체는 생활보조비 지급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복지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제 구조를 바꾸겠다던 일본 정부의 정책은 빈부격차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낳고 있다고. '나라는 부자지만 국민들은 가난하다'는 일본의 어두운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우리에게도 올바른 복지정책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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