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올리나" 손보사 자동차보험료 인상 놓고 저울질
"누가 먼저 올리나" 손보사 자동차보험료 인상 놓고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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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요금 인상·손해율 악화에 주요 손보사 요율 검증 신청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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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놓고 눈치싸움에 한창이다. 정비요금 인상과 손해율 악화로 인상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시기와 인상 폭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 손보사들은 정비요금 상승을 반영한 자동차보험료 요율 검증을 보험개발원에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손보업계와 정비업계는 지난 6월말 자동차 정비요금 협상을 8년만에 전격 타결했다. 보험개발원 분석에 따르면 정비업체 공임은 평균 2만5100원에서 2만9994원으로 19.5% 오른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금 지급액이 연간 3142억원 늘고, 2.9% 보험료 인상 요인이 생긴다. 

손보사들은 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와 약 600개 정비업체의 등급 검증을 이번 주 중 마친다. 이를 토대로 8000개 정비업체들과 개별적으로 수가 계약을 맺는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등급 검증을 마치면 8월 중 웬만한 업체들과 계약이 맺어질 것"이라며 "정비요금 인상을 보험료 원가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손해율 악화도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다. 올해 1분기 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6%를 기록했다. 적정 손해율 77∼78%를 웃돌았다. 2분기 말 손해율 역시 80%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7월 들어 교통사고가 급증했다. 사고가 1% 증가하면 손해율은 0.7∼0.8% 상승한다. 손보협회는 7월 말 손해율이 6월 말보다 6%포인트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손해율이 90%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삼성·현대·DB·KB 등 '빅4'에 한화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를 더한 6개사 기준 7월 1∼26일 사고는 68만3491건 접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올해 6월 1∼26일보다도 8.5% 늘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올해 7월의 사고 증가율은 매우 이례적이며 폭염이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정비요금 인상, 손해율 악화 외에 최저임금 인상, 병원비 지급 증가 등도 자동차보험 적자를 키워 보험료 인상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요인도 있다. 한 대형 손보사 분석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일용임금이 5.6% 오르고, 그만큼 사고 때 지급되는 소득보상금(휴업손해, 상실수익액 등)이 늘어난다.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으로 인건비 오르니, 정비소 정비 인건비가 상승해 자동차 보험료도 부득이하게 오르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자동차보험으로 청구되는 병원비가 연간 55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누적된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올해 안으로 보험료 인상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기와 인상 폭을 놓고 손보사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늦게 보험료를 인상하는 손보사는 그 기간동안 고객을 흡수할 요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보험료 인상 폭도 마케팅 전략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는 점을 인정한 만큼 올해 안에 보험료 인상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보험사별로 손해율 등 상황이 달라 시기와 폭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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