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오랜만에 함박웃음…서경배 '북미시장 카드'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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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1703억 지난해보다 30.6% 증가
해외시장 다변화 효과…중동, 유럽, 남미도 공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악재'에 시름을 앓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간만에 웃었다. 중국에 몰방하기보단 북미와 오세아니아로 고개를 돌리면서 해외사업 수익성을 높였다. 신시장으로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고, 브랜드가 현지에서 안착하면 재작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26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7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꺼내든 '신시장 카드'가 먹혔다는 평가다. 급격한 국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새 시장을 개척해 현지 소비자 눈길 끌기에 성공했다는 것.

서경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중국과 아세안, 북미 기존 거점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하고 신규시장인 중동, 유럽, 남미도 적극적으로 탐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해외 시장 진출은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3월에만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호주에 각각 '마몽드', '에뛰드하우스', '라네즈'를 선보인 데 이어 5월엔 싱가포르 타카시마야(Takashimaya) 백화점에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헤라' 단독 매장을 열었다. 자연주의 화장품 계열사 이니스프리는 일본에 1호점을 열었고, 호주 멜버른 대형 쇼핑센터 안에도 첫 매장을 선보였다.

그 결과 해외사업 성적은 2016년 수준을 회복했다. 핵심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4767억원으로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영업이익(454억원)은 36억원 못미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29.3% 늘었다. 2016년 중국 진출에 이어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아시아 매출(4562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뛰었다.

북미에서도 라네즈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를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면서 매출(142억원)이 25.7% 늘었다. 화장품 본고장 유럽에서도 '구딸 파리스(Goutal Paris)' 브랜드 재단장을 통해 17.3% 매출(63억원) 성장을 이뤄냈다.

서 회장은 2011년부터 중국과 싱가포르, 호주 등 그룹이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 시장 분석가 '혜초'를 보내 시장 진입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서 회장은 올해 하반기에 인도에 라네즈 첫선을 보이면서 아시아사업에 힘을 보탠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헤어제품 '노다지' 시장으로 떠오른 만큼 '미쟝센'을 투입하고, 홍콩엔 '려'를 출시한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크게 벌어졌던 LG생활건강과의 격차도 좁혔다. 화장품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해오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2분기 LG생활건강에 자리를 내주면서 내실과 외형 모두 1000억원가량 뒤졌지만, 올해 900억원대로 한자릿수 줄였다. LG생활건강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15.1% 증가한 1조6526억원, 267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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