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님(NIM)에도 시중은행들 '울상'인 이유
돌아온 님(NIM)에도 시중은행들 '울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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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눈총'…가산금리 압박 영향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금융사의 수익능력을 가늠하는 순이자마진(NIM) 개선세에도 시중은행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금융당국이 가산금리 인상 움직임에 강한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산금리 수준은 NIM과 직결되는데 압박이 거세지면서 NIM 개선 기대감도 주춤해진 상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은행들은 미국발(發) 금리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가 확대되며 NIM도 상승할 것으로 봤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NIM이 0.1~0.2%p 가량 향상돼 1%대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모두 금리 상승기를 맞으며 대부분 은행들의 NIM은 당초 세웠던 경영계획을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13년 1.91%에서 2016년 1.58%까지 떨어졌던 NIM이 지난해 1.71%로 반등했다. 신한은행도 2013년 1.76%에서 2016년 1.49%로 하락한 뒤 지난해 1.56%로 상승했다. 지난 2013년 1.94%에 달했던 KEB하나은행의 NIM은 2016년 1.39%에서 지난해 1.49%로 개선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NIM이 1.47%로 전년 대비 0.06%p 올랐다.

이는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영향으로 하락했던 NIM이 지난해부터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올해 추가로 서너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 예상되는데다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과 고수익 대출 증가로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눈치'를 보며 가산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시중금리와 연동된 대출금리가 자연스레 올라 NIM도 높아지고 실적도 좋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울상인 이유는 가산금리 등 대출금리를 내리라는 금융당국의 소리없는 압박이 전방위로 들어오고 있어서다. 우리경제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넘보고 있는 가운데 NIM 상승으로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이 5조원에 달하자 눈총도 더 매서워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금리상승세에 편승해 대출금리는 '왕창' 올리는 반면 예금금리는 '찔끔' 올리면서 이자장사에 매진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2.33%로 2014년 11월(2.36%)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미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가산금리 산정방식을 포함한 은행들의 대출체계 현장점검을 실시한 상태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발언도 심상치 않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가산금리 산정방식은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예대금리 차가 커지는 현상은 자율적인 금리결정권을 가진 은행이 타당성을 설명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식 신임 금감원장도 최근 취임사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약탈적 대출'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은행들도 가산금리를 올릴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 과거 은행들은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주요 수입원인 NIM이 하락하자 가산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왔다. 이자수익 감소분을 메우려는 움직임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상에 예금금리 등 조달금리는 점점 올라가는 데 대출금리는 제자리 걸음 수준이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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