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업계, 고액권시장 선점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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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 '합리적 가격' 도출 목소리 커
'인식부 업그레이드' 가격 협상이 관건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올해말로 신권 ATM기 수주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ATM기 시장이 고액권 발행에 따른 신시장 창출에 영업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일 ATM기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고액권 발행을 2009년 상반기로 예정한 가운데, 이미 ATM기 업계는 고액권 발행에 대해 한국은행과 조폐공사 등과의 협의에 들어 갔다.
신권 발행 당시 갑작스럽게 증가된 주문량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는 ATM기 업계 입장에선 이번 고액권 발행때는 이런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태. 따라서, ATM기 업계와 시중은행, 그리고 한국은행과 조폐공사로 연계되는 고액권 발행 구조를 놓고 물밑협상이 벌써 치열하다.
 
▲고액권의 크기와 발행시기?
10만원 고액권의 크기는 가로 160mm, 세로 68mm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신권 화폐를 기준으로 세로는 68mm로 모두 동일하며, 가로는 천원권이 136mm, 오천원권이 142mm, 만원권이 148mm로 6mm 늘어났다는 사실에 기초한 것.
이러한 6mm 확대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오만원권은 가로가 154mm, 십만원권은 160mm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고액권의 발행 시기는 현재 2009년 구정 이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신권 발행을 할때, 2007년 상반기로 계획을 잡아놓고, 최종적으론 구정 이전인 1월 22일 발행을 한 것에 근거한 추정이다. 민족의 대명절인 구정이 화폐 유통을 활성화시키는 데 최적기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는 분석이다.

▲ATM기 업계, '학수고대'
ATM기 업계의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현재 신권특수가 마무리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위해 업체들이 골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ATM기 수명은 5∼6년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이웃 일본의 ATM기 수명이 7∼8년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노후화가 너무 빠르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현금출금량이 30장에 달하는데 반해, 일본은 2∼3장에 그치는 데 따른 것. 이같은 짧은 수명과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한 수명 연장이 2∼3년에 그친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장 2008년 내지 2009년이면 시장 창출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ATM기 업계가 한국은행의 고액권 발행에 대해서 관심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합리적 가격 형성 '관건'
ATM기 업계로서는 지난 신권 발행 특수기간이 결코 달갑지만은 않은 기억이다.
시장의 확대는 이뤄졌지만, 1년에 5,000대에서 많아야 10,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업계의 생산력을 감안할 때, 길어야 2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40,000여 대에 가까운 ATM기를 교체 혹은 업그레이드 하면서 겪은 홍역이 만만치 않았던 것.
가격면에서 살펴보면, 국내 은행들이 경쟁입찰을 도입하면서 ATM기의 가격을 상당부분 하락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또, ATM기 4사 스스로도 '제 살 깍아먹기'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를 부추긴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신권 ATM기의 경우, 처음 가격형성은 3,000만원 이상에서 시작했다가, 대형 은행의 수주 물량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면서 2,2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었다. ATM기의 핵심 부품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되며, 그 가격은 1,000만원대에 이른다.
거기에 운송비와 유통마진이 더해진다는 것을 감안할때,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란 비판이 업계 내부에서 제기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따라서, ATM기 업계에서는 이번 고액권 시장에서는 지나친 내부경쟁을 지양하고, 업계 내부적으로도 은행과의 협상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해내는 데 전력을 다해야한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 고액권 발행 '물밑 협상'
현재 고액권 발행을 놓고 벌이는 협상은 크게 ATM기 업계와 한국은행·조폐공사 등 정부측 입장과 시중은행의 입장이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
한국은행·조폐공사의 입장은 고액권 발행은 상징적 사건이고, 위폐발행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ATM기의 인식부를 더욱 복잡하고 정교하게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는 데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액권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ATM기 업계로서도 정교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질때 수익성 제고가 예상되기 때문에 역시 이에 찬성인 입장이다.
반면, 시중은행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이미, 신권ATM기를 도입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소비했다고 여기는 시중은행의 입장에선 고액권 발행 때문에 또 다시 막대한 예산 투입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 따라서, 추가적인 비용이 예상되는 인식부의 업그레이드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식부는 ATM기의 위폐와 진폐를 감별하는 핵심 부분으로, 현재 ATM기 업계는 이러한 비용을 500만원대로, 시중은행은 100만∼200만원의 가격대가 형성되기를 바라고 있다.
각 기관과 업계마다의 입장 차가 크다. ATM기 업계, 한은 및 조폐공사 등 정부, 그리고, 은행들간 미묘한 시각차를 좁히면서 수익을 차출해야하는 ATM기 업계로서는 벌써부터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경제금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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