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서울~평창 190km 자율주행 성공…수소전기차 '세계 최초'
현대차, 서울~평창 190km 자율주행 성공…수소전기차 '세계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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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소전기차가 서울 궁내동 톨게이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최장 거리·최고 속도 구현…나들목, 분기점, 요금소 통과
앞차 주행속도 따라 추월…그간 DB 축적하며 성능 개선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현대자동차는 지난 2일 차세대 수소자동차, 제네시스 G80 기반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약 190km 자율주행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공해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전 세계 처음이다.

현대차는 9일부터 시작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로서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성공 개최에 동참하고 전 세계 평창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시연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 3대와 제네시스 G80 자율주행차 2대로 진행됐다.

시연은 자율주행 스티어링휠(운전대)에 있는 'CRUISE' 및 'SET'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차는 즉시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됐으며, 기다렸다는 듯 스스로 고속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5대의 자율주행 차량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출발, 신갈 분기점을 거쳐 영동고속도를 질주한 뒤 대관령 나들목을 빠져 나와 최종 목적지인 대관령 요금소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고속도로의 자연스러운 교통흐름과 연계한 △차선 유지 및 변경 △전방 차량 추월 △7개 터널 △TG(Toll Gate·요금소) 2곳 △나들목 1곳 △분기점 1곳 통과 기능 등을 선보였다.

앞차의 주행 속도가 지나치게 느릴 때는 추월차로를 이용해 앞차를 앞질러 갔으며 인터체인지와 나들목을 이용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기도 했다. 도로 폭이 좁아지는 요금소의 경우에도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해 안전하게 빠져나갔다.

그동안 국내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제한된 속도로 자율주행이 시연된 적은 있었지만, 수백 km에 달하는 장거리 코스를 구간별 법규가 허용하는 최고 속도(100km/h ~ 110km/h)까지 구현해 내며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경부 및 영동고속도로에서 수십만km에 달하는 시험 주행을 진행하며 데이터베이스를 축적, 자율주행차 성능 개선을 진행해왔다.

특히 차선 합류, 분기 도로 등에서 주변 차량을 보다 세밀하게 인지하고 판단하는 기술, 정확한 차 폭 및 위치 계산, 제어로 요금소를 통과하는 기술, GPS 신호가 끊기는 터널 상황에 대비해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차량 외부에 장착된 센서를 활용, 차량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 등을 더욱 고도화했다.

▲ 자율주행차 센서별 검지 영역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해 초 CES에서 선보인 라스베이거스 도심 자율주행차 대비 주변차량 움직임 예측, 끼어들기 차량에 대한 대응 성능, 차선 변경을 위한 판단 성능 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차량은 전방 및 후·측방 카메라, 전·후·측방 라이다 등 각종 센서 및 장비를 추가로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관상 양산형 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차량에 최소한의 센서 추가만으로도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어 자율주행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자율주행에 투입된 수소전기차의 경우 내달 출시되는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1회 충전주행거리 600km가 넘고 충전 시간이 약 5분에 불과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 효율 60%와 내연기관 수준의 내구성 및 839ℓ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SAE 기준 2단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HDA, Highway Driving Assist)', 클러스터에 후측방 영상을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 (BVM, Blind-spot View Monitor)', 현대차 최초 고속도로뿐 아니라 자동차전용도로 및 일반도로에서도 가능한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LFA, Lane Following Assist)', 운전자의 승·하차와 관계없이 주차와 출차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시스템(RSPA, Remote Smart Parking Assist)' 등이 탑재돼 있다.

수소전기차인 만큼 오염물질 배출이 전무하고 주행 중 미세먼지 저감 등 공기정화까지 가능하다.
 
현대차는 이번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연을 위해 양산형 차세대 수소전기차에 4단계 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5G 네트워크 기술도 적용했다. 그간 현대차가 제시해왔던 3대 미래 모빌리티 비전 'Connected Mobility(연결된 이동성)', 'Freedom in Mobility(이동의 자유로움)', 'Clean Mobility(친환경 이동성)'에 가장 근접한 '미래형 자동차'인 셈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수소전기차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기간 동안 평창 시내에서 자율주행 체험 차량으로도 운영할 계획이다. 각국 선수단, 올림픽 관계자, 관람객 등 올림픽을 찾는 누구나 현장 예약을 통해 자유롭게 자율주행 체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이진우 현대차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은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개발 철학은 보다 많은 고객에게 최고의 안전을 제공하고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최대의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상상이 현실이 될 자율주행 기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연을 참관한 김진후 국토교통부 사무관은 "오늘 장거리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한 만큼 자율주행차 시대가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업계의 기술 개발 노력에 발맞춰 정부도 제도나 인프라 등을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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