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하는 식품업계-上] HMR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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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각 사

획일화된 고급화 전략 '실패'…1인가구 증가로 HMR 시장 확대
대상·동원F&B·풀무원, 지난해 '2조클럽' 가입…신세계푸드 1조 달성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지난 2001년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를 오픈한 남양유업서부터 2006년 샐러드바 뷔페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한 삼양사, 그리고 2009년 퓨전레스토랑 '터치오브스파이스'로 외식사업에 뛰어든 대상 등 그간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신정장 동력의 일환으로 외식사업에 매진해왔다. 다만, 이들은 획일화된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고객범위를 넓히려 했으나 불분명한 차이로 효과는 점차 퇴색됐다.

이처럼 식품사들이 과거에는 주로 외식사업에 관심을 가졌다면 최근에는 1~2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경제 변화에 주목해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신성장 동력 일환으로 삼고 있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경기불황 영향으로 사업다각화는 현재까지도 식품업계의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서부터 대상, 풀무원 등 국내 굴지의 식품사들 비롯해 참치캔 시장에서 독보적 우위를 자랑하고 있는 동원F&B와 그리고 식자재 유통 및 급식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아워홈까지 대다수의 기업들이 HMR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고유의 사업영역에서 얻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연관사업으로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면서 기존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설탕, 밀가루, 대두유 등 소재식품 사업과 MSG, 라이신 등 각종 식품 첨가제 등 생명공학사업이 주력이지만, 지난 2013년부터 1인 가구 증가라는 시장 트랜드 변화에 초점을 맞춰 이에 따른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왔다.

지난 2013년에는 글로벌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론칭했고, 지난 2015년에는 그간 냉장 파우치에 위주였던 국·탕·찌개 대용식 시장을 캡슐 타입의 상온 제품으로 변화를 꾀하면서 이 HMR시장에서 먼저 '프리미엄화' 전략을 내세웠다.

'청정원'으로 잘 알려진 대상도 지난 2015년에 '휘슬링쿡' 브랜드를 론칭하며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대상은 휘슬링쿡 6종(닭고기크림스튜, 토마토핫치킨스튜, 올리브포크로제스튜, 육즙가득 난자완스, 크림토마토치킨커리, 코다리표고조림)을 출시하며 냉장 HMR시장 확대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휘슬링쿡 브런치 3종과 휘슬링쿡 일품요리 2종(사천식고추잡채, 닭다리연근조림) 등을 출시하며 기존 제품에 '프리미엄'을 입히기도 했다.

'동원참치'로 잘 알려진 동원에프앤비의 경우에도 종속회사인 동원홈푸드를 통해 HMR시장 확대사업에 나섰다. 동원에프앤비는 지난해 7월 온라인 HMR쇼핑몰 '더블유푸드마켓'의 지분 전액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앞서 2015년 2월에는 업계서 최초로 강남 세브란스병원과 '환자식 HMR시장'에 진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B2B(기업 간 거래) 식자재 유통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던 신세계푸드와 아워홈도 최근 HMR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이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그간 '보노보노', '스시&롤' 등 다양한 외식사업까지 영엮을 넓혀왔던 신세계푸드는 이미 지난 2010년부터 기존의 식품유통 및 물류사업을 활용해 HMR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당시 단체급식시장은 성숙단계에 와있는 데다 동종업계 간 수주 경쟁이 심화돼 있었다. 이에 따라 신세계푸드는 수익 다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었고 그 속에서 HMR 시장 진입을 결정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근에는 음성식품가공센터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기존에 오픈된 청과 후숙시설과 더불어 HMR 제조 인프라와 기술역량을 확보하게 됐다"라면서 "이에 따라 원물생산, 제조가공, 물류, 판매유통에 이르는 사업 전체의 핵심기능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식품사들이 신성장 동력 일환으로 HMR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상과 동원에프앤비, 풀무원 등은 HMR 덕분에 '꿈의 실적'이라고 불리는 2조클럽에 진입하기도 했으며 신세계푸드 역시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로 식품 대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잇따라 외식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권리금 등 부대비용이 높아 투자대비 수익성이 떨어졌다"라며 "이 HMR 시장은 1인 가구수 및 여성 근로자 증가 등 전반적인 시장트렌드 변화에 따른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니즈를 반영한 제품들도 많이 나와 수요층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최근 식품사들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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