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재벌 총수 2금융 '대주주 적격성 심사'
삼성·현대차 등 재벌 총수 2금융 '대주주 적격성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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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보험·증권·카드사 등을 소유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는다.

대부분 총수가 이번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수사결과에 따라 2년 후 심사에서는 대주주의 자격이 제한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드·보험·금융투자회사들은 지난해 말 기준 적격성 심사 대상인 대주주가 누구인지 파악해 이달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3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5월께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2년마다 이뤄지는 적격성 심사의 지난해 4월 말 현재 대상 금융회사는 240여개로, 자산 변동에 따라 새로 들어가거나 빠지는 곳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그동안 은행이나 저축은행에만 적용됐지만, 지난 2013년 동양 사태를 계기로 일부 금융사의 오너 리스크 문제가 불거지자 심사 범위가 2금융권으로도 확대됐다.

보험·카드·금융투자회사 대주주가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금융관련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시정명령을 받거나 최대 5년간 의결권(10% 초과분)을 제한받는다.

삼성 계열 금융회사인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 등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적격성 심사 대상이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BNK투자증권)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롯데손해보험), 신동빈 회장(롯데카드) 3부자가 모두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회사의 최대주주가 개인이 아닌 법인이면 최대주주 법인의 최다 출자자인 개인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되며, 순환출자 때문에 개인 최대주주가 나오지 않으면 동일인(그룹 총수)이 심사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 선상에는 최태원 회장(SK증권), 정몽구 회장(현대카드·현대라이프생명보험·현대카드), 김승연 회장(한화손해보험·한화생명·한화투자증권) 등도 줄줄이 올라간다.

10대 그룹 총수 상당수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특별검사팀의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지만, 올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무사히 넘길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8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 발생한 위법 행위부터 심사 대상이며, 법원 판결로 위법 여부가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검이 혐의를 두고 있는 배임·횡령 등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위반 행위는 적격성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제2금융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이전부터 시행됐다 하더라도 그간 대기업 총수들은 대부분 특가법 위반으로 형을 선고받았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 셈이다.

따라서 법 시행 초기부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소송으로 인해 대주주가 사회적 신뢰를 잃은 경우에도 금융당국의 재량적 판단으로 대주주 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판단·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해 의사결정을 대신할 한정 후견인이 필요한 경우에도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은 자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며 후견인을 지정한 법원 결정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항고한 상태다. 추후 대법원에서 후견인 지정이 확정되더라도 대주주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

올해 심사는 탈 없이 넘기더라도 특검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대주주 자격을 제한받는 총수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심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특검이 적용한 뇌물공여·횡령·위증 혐의가 일부라도 확정될 경우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 지분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넘겨받는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보험업법은 금융 관련 법령뿐 아니라 일반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이들의 대주주 자격도 별도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가 하나라도 확정되면 금융회사 임원 자격을 잃으면서 보험업법에 따라 삼성생명의 대주주 자격 역시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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