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포스트 한동우' 밑그림의 點睛, 차기 신한은행장은 누구?
[초점] '포스트 한동우' 밑그림의 點睛, 차기 신한은행장은 누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용병-위성호 체제' 1순위 시나리오…이달 중순 결론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가 조용병 회장 내정자와 호흡을 맞출 차기 신한은행장 인선을 이달 중순께 마무리할 전망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매듭 지어야 할 마지막 인선 과제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이미 조 내정자의 지원 역할을 자청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유력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회장이 후임 인선에서 강조한 순리와 조직안정의 측면에서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변수는 인사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신한사태의 그늘이다. 위 사장은 조 내정자와 꾸준히 '대등한' 구도를 유지해온 인사인 만큼 추후 계열사 인선에서의 갈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위 사장의 대항마로는 김형진 지주 부사장과 임영진 부사장의 이름이 주로 거론된다.

4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자경위는 신한은행 주주총회를 한달 앞둔 이달 말에는 차기 행장 인선을 마무리해야 한다. 자경위는 한동우 회장과 고부인·이흔야·이만우·박철 사외이사 등 5인으로 구성된다. 한 회장의 친정체제 색깔이 짙었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7인 구성에 비해 재일교포 사외이사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 대세론 따라 '순리 인사'로 마침표?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일단 금융권에서는 위성호 사장의 행장 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꾸준히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혔던 위 사장은 지난달 차기 회장 경선 최종 면접에서 조용병 내정자의 지원 의사를 적극 밝히며 돌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위 사장은 프레젠테이션 면접 말미에 "신한 발전을 위해서는 조용병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며 "조 행장에게 최대한 조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위 사장이 행장직을 염두에 두고 사퇴했다거나, 한 회장의 후계 구도 시나리오 하에서 조 행장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 내부 관계자는 "조 행장이 PT를 40분이나 길게한 것은 전력을 다했다는 것"이라며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 사장이 미리 분위기를 읽었지만, 유효 경쟁을 위해 사퇴 시기를 고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회장 인선과정에서도 확인됐듯이 '포스트 한동우' 체제 구축의 핵심 키워드는 '순리'다. 그룹 내 맏형으로 꼽히는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역할을 제대로 해내자 예상대로 회장직에 낙점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승계와 조직 안정성을 우선시한 인사라는 평가가 뒤따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따라서 행장 인선에서 그룹 내 3인자로 꼽히는 위 사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앞서 한 회장은 이번 인사를 두고 "물 흐르듯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상경 회추위원장도 "조 행장을 회장으로 내정한 것은 신한의 안정적인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순리에 따라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 사장이 유력한 행장 후보인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되살아난 '신한사태'의 망령…'불편한 동거론' 부담은?

위 사장은 지난 2013년까지 은행 부행장으로 재직했고, 전략과 혁신, 특히 핀테크 부문에서 강점을 가졌다는 점에서 차기 행장으로서의 자질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유일한 약점은 신한조직의 상처로 남아있는 '신한사태'의 꼬리표다.

지난 2015년 조 내정자의 행장 발탁 당시에도 '신한사태'로부터 중립적이라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위 사장을 신한사태 관련 위증혐의로 고발하고 위 사장의 행장 선임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또 다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위 사장은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지주 홍보담당 임원을 맡은 바 있다.

내부 분위기만 보자면 이번 회장 인선 이후, 신한사태 관련 이슈를 대하는 시선이 사뭇 달라졌다. 신한사태는 과거의 상처일 뿐이고 위 사장은 당시 직무에 맞는 일을 했을 뿐이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시민단체의 위증제 고발에 대해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고 싶어하는 일부세력에 의한 일종의 음해로, 이는 위 사장의 행장 선임에 더 이상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더 나아가 외부 인사개입 배후설은 신한금융으로 하여금 대내외적으로 조직의 안정성을 입증해 보일 필요성을 증대시켜 위 사장의 은행장 인선에 되레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장 최종 후보군에서 경합을 펼쳤다는 점만 보더라도 위 사장의 성과와 자질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조직에서 신한사태는 옛 일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일각에서는 회장과 행장으로 손발을 맞춰야하는 조 내정자와의 협업이 '불편한 동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은 존재한다. 두 사람은 과거 행장 인선을 비롯해 이번 회장 인선에서도 경쟁을 벌이는 등 '라이벌 관계'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나이도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동년배다. '불편한 동거론'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자경위가 조 내정자의 의중을 배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조 내정자는 행장 선임 이전까지만 해도 그룹 내 서열 상 위 사장에 뒤져 있었다. 두 사람은 신한은행 인사부 재직 당시 같은 직급으로 함께 근무했던 관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행장 인선은 어쩌면 조 회장 내정자의 리더로서의 '그릇의 크기'에 달려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서는 조 내정자와 위 사장이 공생관계로 남더라도 친정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경영진과 조직의 생리를 감안할 때 추후 조 내정자가 주도할 인선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안고 가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영진 카드'로 세대교체…'회장 친정체제'직행 가능성은?

한편 위 사장을 대체할 유력 후보로는 신한금융지주의 김형진 사장와 임영진 사장이 꼽힌다. 김형진 부사장은 위 사장과 동년배로, 지주 부사장급이지만 신한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 사장도 역임했던 중량감 있는 인사다. 지주 핵심 추진 분야인 글로벌 전략과 디지털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의 미션과 일맥상통한다.

임영진 부사장의 경우 아직 계열사 CEO 경력은 없지만, 조 내정자가 주도하는 신한금융 세대교체에 적절한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임 부사장은 조 내정자보다 3년 후배이고, 지난 2015년 고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와병 당시 행장 직무대행을 원활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자산운용 분야의 강점을 가져 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지주를 총괄한 인사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