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산시스템 '새옷 입는다'…산은 이어 KB국민銀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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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KB국민, 'KB사태' 촉발 주전산기 교체 재추진
산은, 2019년 新시스템 구축…농협, 전산 분리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주요 은행들이 전산시스템을 갈아입기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KDB산업은행은 노후화된 전산시스템을 차세대 시스템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KB국민은행도 주전산기 교체 작업을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이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SK C&C에게 맡기기로 결정한 데 이어, KB국민은행도 앞서 도출된 차세대 시스템 구축 컨설팅 결과에 따라 이달 시스템통합(SI) 업계로부터 전산 입찰제안서(RFP)를 받을 계획이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주요 시중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IBM 메인프레임 체제의 주전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개방성, 호환성이 높은 유닉스 체제로의 전산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메인프레임의 경우 안정성은 높지만 IBM이라는 1개 회사에서만 운영하는 독과점 형태라 비용을 낮추는 게 힘들고 폐쇄적이라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KB국민은행도 다른 은행들처럼 주전산기를 유닉스로 교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시스템 교체 작업을 논의해왔다. 특히 지난 2014년 'KB 사태'가 촉발됐던 주요 배경에 '주전산기 교체 논란'이 존재했던 만큼, KB국민은행으로서는 이번 차세대 시스템 구축 작업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주사와 은행 최고경영자(CEO) 간의 권력 다툼으로 해석되는 KB 사태의 본질과 별개로, 당시 표면적으로 드러났던 갈등 배경은 주전산기 교체에 대한 두 CEO의 견해 차이였다.

다만 지금은 윤종규 KB국민은행장(겸 KB금융지주 회장)이 지주사와 은행 CEO를 겸직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의사결정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KB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은 은행이 주도하고 있다"며 "예전부터 유닉스 체제로의 교체는 내부적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2000년 전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전산시스템을 교체한다. 차세대 정보시스템 적용 시기는 2019년 5월로 예정돼있으며, SK C&C가 시스템 구축을 맡게 됐다. SK C&C는 자동화된 소프트웨어 개발(ASD)을 통해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굵직한 정책금융을 도맡아 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특성상 업무 효율성이 중요해, 최신 정보기술 동향에 걸맞은 새 전산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그동안 내부적으로도 높았다. SK C&C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를 활용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농협은 설 연휴기간 동안 상호금융과 NH농협은행의 전산센터를 분리하고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농협은 지난 2009년부터 농·축협과 은행의 전산을 함께 운영해왔지만, 2012년 신경(신용ㆍ경제) 분리로 NH농협은행이 농협중앙회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별도의 전산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지시를 받았다. 새 전산센터는 의왕 IT통합센터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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