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는 '소비과학' <삼성경제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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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지난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컨버전스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컨버전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공학'으로서의 접근보다 '소비과학'으로서의 접근이 더 유효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삼성경제연구소의 최병삼 수석연구원은 '컨버전스의 성공조건'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컨버전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컨버전스의 초점을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대중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컨버전스'란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되거나 합쳐지는 일을 뜻하는데, 다기능 내비게이션이나 복합 생활문화 공간 등과 같이 소비자들에게 시간절약과 편리함은 물론 즐거움까지 제공해 주고 있어, 주요 IT기업들은 물론 최근에는 복합금융상품 출시 등 그 영향력이 금융권까지 확대되고 있어 차세대 혁신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제 컨버전스는 IT 뿐 아니라 자동차, 금융, 문화 등 타 산업에서도 주요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경쟁 심화와 혁신적인 기술개발의 정체 속에서 기업들이 기존 상품이나 기술의 재조합을 통해 제품의 기능개선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디지털 기술의 발달, 규제 완화로 인한 신사업 진출 및 기업간 결합의 용이함도 컨버전스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고서는 '컨버전스 만능주의'의 함정에 매몰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보다 많은 기능을 부가할 경우, 기능피로 현상을 유발해 오히려 기능을 단순화하거나 전문화한 경우보다 못하게 되는 역효과를 발생할 수도 있다"며 TV와 프린터를 결합한 세이코엡손의 '리빙스테이션'과 노키아의 다기능 휴대폰 '엔게이지'의 실패사례를 역효과의 사례로 제시했다.
 
최 연구원은 컨버전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컨버전스가 '기술공학'이 아닌 '소비과학'으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소비자의 습관 및 가치관, 생활동선 등 소비 프로세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기업은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선점하거나 타사의 우수한 플렛폼에 동참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플렛폼의 선정 기준으로 대체 불가능성, 소비자의 사용빈도, 기능 부가의 용이성 등을 들며 "휴대폰과 PC, TV 등 전통적인 플랫폼 뿐 아니라 주택, 가구, 자동차 등도 유비쿼터스 시대의 플랫폼으로 유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컨버전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통합되는 기능의 수가 적정한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단품에 비해 비교우위를 상실할 수 있으므로 최소한의 기능부터 시작하여 가치가 명확한 기능만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기능들의 조합을 최적화 할 것"을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최 연구원은 "컨버전스 전략의 주기적인 업그레이드도 성공요건 중 하나"라며 "소비자의 기호나 기술 표준, 경쟁 구도,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컨버전스의 유용성이 가변적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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