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우리銀 매각 성사 불구 주가는 이틀째 '고전', 왜?
[초점] 우리銀 매각 성사 불구 주가는 이틀째 '고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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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차익매물·지분매각 후 불확실성 
전문가 "단기 조정, 중장기 '긍정적'"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15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의 주가가 2거래일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 이틀간 내다판 물량만 272억원 어치에 달하는 상황. 증권가에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한 데다 지분 매각단가에 대한 의구심이 맞물린 결과라는 진단이 나왔다.

▲ 우리은행 주가 4개월 추이. 15일 기준. (자료 = 키움증권 HTS 화면 캡쳐)

15일 우리은행은 전거래일보다 0.82% 내린 1만2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주가는 지분 매각 소식이 반영된 전날 4.31% 내린 데 이어 2거래일째 약세를 지속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29.7%의 매각 최종 낙찰자로 총 7개 투자자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자는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IMM PE다.

최근 주가 하락을 견인한 매도주체는 외국인이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팔자' 추이를 지속했다. 전날 190억1700만원 어치를 내다판 데 이어 이날 82억400만원 어치를 순매도해 이틀간 총 272억2100만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 한도소진율도 종전 24.04%에서 이날 23.81%까지 떨어졌다.

반면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 대부분은 개인이 소화했다. 개인은 전날 144억5200만원 어치를, 이날 61억2300만원 어치를 순매수해 2거래일 동안 총 205억7500만원 어치 물량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도 총 61억6400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한 데다 지분 매각결과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당초 지분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많았는데 현실화되면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했을 수 있다"며 "또 지분 매각가가 실제 주가보다 할인됐다는 점에서 부정적 시그널(신호)로 풀이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주당 매각단가는 1만1803원이다. 매각단가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금융위원회 측 방침에 따라 총 매각금액 2조4000억원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다. 이는 매각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1일 종가(1만2750원)보다 3.6%가량 할인된 수준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도 "금번 지분 매각 평균 가격이 현재가를 크게 하회한다는 점은 일시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매각예정가가 주당 1만1800원을 소폭 하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금융지주사 전환 결정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 은행장은 매각 성공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내년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라며 보험사나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부문 강화 등을 암시했다.

유승창 연구원은 "내년에 금융지주체계 재구축하겠다는 부분도 걸린다"며 "방향성은 맞지만 우리은행의 (보통주) 자기자본비율이 낮다는 점에서 우려로 작용한 듯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 대부분은 최근 주가의 하락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우선은 예보의 매각 잔여지분이 크게 축소돼 오버행(잠재적 과잉물량 출회) 우려가 낮아져 주가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실제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우리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은 올해 기준 0.51배로 은행업종 평균 대비 낮은 편이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는 오버행 이슈가 한동안 사라지게 되면서 본연의 실적과 배당 등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차익실현에 초점을 둔 일부 과점주주들의 행보 또한 큰 우려 요인으로 해석되지 않았다. 최정욱 연구원은 "사외이사 추천시 1년, 추천하지 않을시 6개월의 매각 제한이 있는 데다, 과점주주들이 전략적 장기투자자로 추정돼 재매각 관련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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