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활짝'…증권사, 투자자 유치 '고군분투'
베트남 증시 '활짝'…증권사, 투자자 유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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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격' 한국투자신탁운용 vs '존리 효과' 메리츠자산운용

[서울파이낸스 차민영 남궁영진기자]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베트남 증시 선진화 정책이 일부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자산운용사들은 올해 들어서만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들을 시장에 선보였고, 증권사들도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거나 주식매매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고군분투 중이다.

◇ 베트남 증시, 연초 이후 15% 급등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트남 대표지수인 VN지수는 이날 기준 660.39를 기록해 연초 대비 15.0% 가량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확대되면서 연중 저점을 기록한 지난 1월22일(522.24)에 비해서는 무려 26.5%나 급등한 상태다.

▲ 베트남(VN) 지수 1년 추이. VN지수는 19일 기준 660.39로 연초 대비 15.0% 가량 상승했다. (자료 = 블룸버그)

블룸버그는 베트남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 제한 확대 결정이 베트남 증시의 상승랠리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달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비나밀크(VNM)가 국가증권위원회로부터 외국인 투자자 지분 제한을 49%에서 10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받으면서 주위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부연했다. 비나밀크는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에 편입되는 행운까지 얻어 연말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비나밀크 외에도 베트남 증시 상장사 6곳이 외국인 보유 지분 완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빈민플라스틱(BMP) 등 3곳은 이미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았고, 호치민시티인프라스트럭처(CII)를 비롯한 다른 3곳도 내부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영기업 민영화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대표 로컬기업인 비나밀크의 지분 한도 확대는 베트남 증시의 문호를 여는 촉매 역할을 할 전망"이라며 "증시 선진화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의지는 6%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인 (베트남의) 성장성에 대한 재평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올해 출시된 대형펀드만 4개…증시 자금 흡수

베트남 증시의 선전에 분주해진 것은 외국인 투자자 뿐만이 아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비교적 투자가 쉬운 펀드 또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을 시장에 선보였다. 바로 다음달에도 메리츠자산운용이 장기 투자형 상품을 판매한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베트남 펀드들은 지난 17일 기준 현재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월 베트남 증시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수익률이 같이 상승한 것.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3개) 또는 ETF(1개)도 4개에 달한다. 지난 5월에는 1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도 출범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베트남 (펀드) 반응이 뜨거운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펀드와 유사 상품은 증권사마다 다 팔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은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출시한 펀드 상품들을 추천 펀드로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메리츠자산운용이 내달 12일 베트남 주식과 국공채 등에 분산 투자하는 10년 폐쇄형 구조의 펀드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한편 잦은 자금 유출입을 방지하기 위해 폐쇄형 구조로 설정했다. 특히 존 리 대표가 직접 전국 로드쇼(설명회)에 등장해 투자자 유치에 나선다.

◇ 마케팅 경쟁 치열…설명회·보고서 봇물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설정하고 이를 운용하는 주체라면, 증권사는 만들어진 상품을 전방에서 판매하며 고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투자설명회는 물론 리서치센터를 통해 보고서를 발간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투자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매매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곳도 눈에 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에선 유일하게 베트남인 애널리스트를 고용해 이머징마켓팀 내 베트남시장분석 섹터를 담당하게 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순께는 베트남지역 투자설명회도 추가로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5월에도 투자설명회를 한 차례 진행한 바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 4월 베트남을 포함한 신흥아시아 주식매매서비스를 오픈한 바 있다. 지금은 오프라인(전화) 주문을 통해 베트남 주식매매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주식 직접투자 고객을 위한 베트남 주식투자 가이드를 발간한다. 향후 오는 10월 중에는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온라인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를 통해 국문 보고서를 발간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현지법인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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