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체 영업이익 12조…부채비율 400% 넘는 기업군 23% 달해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국내 자동차업계 1079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평균 5% 선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100원어치 물건을 팔아 평균 5원 정도 남긴 수준이다. 또, 부채비율 400%를 넘는 고위험 기업이 5곳 중 1곳 꼴로 드러났다.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자동차업계 1079곳의 2015년 경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상장·비상장 기업 중 자동차 부품사, 완성차 제조사, 판매사 등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079개사의 매출 규모는 234조8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그룹 59개 계열사 전체 매출액 272조원의 86% 수준이다.
작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자동차업체는 19곳, 이들의 매출액은 146조479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 업체의 62.4%다.
매출 5000억원 이상∼1조원 미만은 29곳으로 매출 비중은 7.9%였다. 1000억~5000억원 중견기업군은 196곳,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835곳이었다.
1000여개 자동차업체의 작년 영업이익 규모는 12조1846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삼성전자 한 회사(13조3982억원)보다 적은 수치다.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은 △현대자동차(4조2672억원) △기아자동차(2조2949억원) △현대모비스(1조9208억원) 단 3곳에 불과했다.
세 회사가 올린 영업이익 비중은 전체의 69.6%에 달했고 이 중 현대자동차가 35.0%였다. 이 외 영업이익 비중이 1%를 넘는 곳은 △현대위아(4954억원) △르노삼성자동차(3262억원) △BMW코리아(2352억원) △일진글로벌(1266억원) 4곳이다.
상위 10곳의 영업이익은 9조9792억원으로 전체의 81.9% 정도다. 자동차업계 매출 구조는 그나마 중간 허리층이 두텁게 형성된 데 비해 실제 이익은 1% 내외 10여개 업체에 집중된 셈이다.
1000여개사 중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곳은 8.7%(94곳)에 불과했다. 22.4%(242곳)는 5~10%의 영업이익률을 보였고 52.6%(568곳)는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이었다. 영업적자를 본 기업도 16.2%(175곳)나 됐다.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자동차업체 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회사는 현대모비스(10.0%)가 유일했다. 자동차업계의 평균 부채 비율은 71.9%였다. 1079개사 자본 총액은 131조원이지만 부채는 94조원에 달했다.
매출 100억원 이상 회사 중 자본잠식된 기업도 48곳이나 됐다. 부채비율 200~400%의 잠재적 위험 기업은 267개사(24.7%)였다. 부채비율이 400% 이상이거나 자본잠식된 기업은 256개사(23.7%)였다. 자동차업체 5곳 중 1곳은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고위험 기업군에 속했다는 의미다.
이 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자동차업계는 매출원가가 높고 인건비 비중도 점점 높아져 이익이 적게 남는 업종에 속한다"며 "특히 상당수 이익이 대기업 몇몇에 집중돼 하도급관계인 중견·중소기업이 생존에 위협을 받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