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정규직·비정규직 유연화해야 실업률 감소"
전경련 "정규직·비정규직 유연화해야 실업률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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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수진기자]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를 대상으로 노동개혁을 단행해 고용시장을 유연화 해야 실업률을 줄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모두 노동개혁을 추진했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규제를 동시에 실시한 독일만 실업률이 5%까지 하락했다.

반면,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기존 정규직은 그대로 보호하면서 비정규직 규제만 일부 완화해 금융위기 실업률이 10%를 넘어섰다.

▲ 독일·이탈리아· 프랑스의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실업률 추이(사진=전경련)

그 결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노동시장 평가에서도 독일은 금융위기 이후 순위가 상승했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순위가 정체하거나 하락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 추이를 살펴보면 독일은 2009년 70위에서 지난해 28위로 순위가 상승했으나, 프랑스는 같은 기간 67위에서 51위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 이전 독일은 2003년부터 '하르츠 개혁'을 통해 해고보호법 미적용 사업장을 5인 이하에서 10인 이하로 확대했다.

또한 경영상 해고에 따른 보상금 청구권도 신설했다. 24개월의 파견기간 규제 폐지를 통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시장 규제를 동시에 개혁했다.

2006년부터 집권한 메르켈 정부 역시 해고보호법 미적용 사업장을 20인 이하로 확대하는 등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이어나갔다.

반면,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비정규직 규제만을 완화하는 부분 개혁을 진행했다. 이탈리아는 1997년 '트레우 개혁(Treu 개혁)'을 통해 파견제 근로를 허용했다.

프랑스는 2005년 8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해 기존의 정규직(CDI), 기간제(CDD) 외에 ‘신규고용계약(CNE)’이라는 새 제도를 시행했다.

'신규고용계약(CNE)'은 20인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로 고용하는 근로자에 대해 2년간의 '시범채용 기간'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최초 2년 동안에는 해고제한규정의 적용이 유예되며, 해고하지 않을 경우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신규고용계약(CNE)은 프랑스 법원의 명령으로 2008년 폐지됐다.

2006년에는 청년 고용창출을 위해 신규고용계약(CNE)을 확대한 '최초고용계약(CPE)'이 추진됐다. 최초고용계약(CPE)은 2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로 고용하는 26세 미만 근로자에 대해 2년 간 시범채용 기간을 허용하는 제도다.

신규고용계약(CNE)과 마찬가지로 최초 2년 간 해고제한규정 적용이 유예된다. 하지만 최초고용계약(CPE)은 헌법위원회의 합헌 판정을 받고도 대학생과 노동계의 강한 반발로 법률 공표와 동시에 폐지됐다.

정경련 관계자는 "세 국가 중에서 독일의 노동개혁 효과가 가장 컸던 이유는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시장을 함께 개혁했기 때문"이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기존 정규직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노동개혁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대 국회' 회기 동안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기 보다 경직화하는 법안이 주로 통과됐다. '정년 60세 의무화법' 통과로 정규직 근로자들의 정년이 실질적으로 늘어났고, '파견법·기간제법 개정'을 통해 차별행위에 대한 '징벌적 배상 명령제도'까지 도입됐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노동개혁을 성공적으로 단행한 독일은 금융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며 '세계경제의 우등생'이 됐지만,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뒤늦게 노동개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대 국회에서 '정년 60세 의무화법'과 같이 노동시장을 경직시키는 법안들이 주로 통과되면서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이 좋지 않다"며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유연화 중심의 노동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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