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적자' 삼성重, 직원들만 허리띠 졸라매나
'1조 적자' 삼성重, 직원들만 허리띠 졸라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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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은 보수도 늘고 인센티브까지 챙겨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약 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의 보수는 늘고, 직원들의 연봉은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 사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조선 빅3 중 가장 많았던 반면, 직원 평균 연봉은 3사 중 꼴찌를 기록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해 급여 7억4800만원, 설·추석 상여금(월 급여 100%)과 장기성과 인센티브 2억91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400만원 등 총 10억5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박 사장은 2014년 10억4700만원을 받아 800만원 가량 보수가 늘었고, 인센티브도 챙겼다.

조선 빅3 중 보수 공개 한도인 5억원을 넘은 CEO(최고경영자)는 박 사장이 유일하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봉은 5억원에 미달해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14년 9월 취임한 권 사장은 같은 해 11월부터 현재까지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사장단의 급여 전액 반납과 임원·부서장 급여 일부 반납, 시설투자 축소 또는 보류 등 긴축경영을 펼치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관련 계열사에서는 부서장까지도 급여의 10%를 반납했다. 대우조선의 정 사장 역시 20% 삭감된 월급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임원들의 인센티브는 실적을 바탕으로 3년 간 분할 지급 된다"며 "실적이 좋았던 2013년도 당시 책정된 인센티브가 지난해 일부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목표 인센티브(상하반기 한번씩 기본급의 최대 100%)와 성과 인센티브(초과이익 달성 시 최대 50%)가 지급된다"며 "2013년에는 목표와 성과 인센티브를 모두 받았고 2014년에는 목표 인센티브만 일부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실적이 좋지 않아 인센티브를 전혀 받지 못해 연봉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박 사장과 달리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빅 3중 유일하게 연봉이 삭감돼 꼴찌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7100만원으로 2014년 7200만원 대비 100만원 감소했다. 2013년과 비교하면 500만원이나 줄어든 금액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7826만원으로 2014년(7527만원) 대비 약 300만원 가량 올랐다. 대우조선 평균 연봉도 2014년 대비 100만원 인상된 7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책정된 CEO 연봉을 놓고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조선업황이 어렵고 경쟁 조선사들이 긴축경영에 들어간 것과는 너무 대조된다"고 말했다.

현재 박 사장은 대규모 손실을 보이고 있는 조선 빅3 중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CEO다.

현대중공업은 이재성 전 회장과 김외현 전 사장 체제에서 최길선 회장·권오갑 사장 체제로 변경했고,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6월 고재호 전 사장에서 정성립 사장 체제로 탈바꿈했다. 반면 박 사장은 2013년부터 4년째 삼성중공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중공업 실적이 부진할 경우 박 사장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올해 수주는 단 한건도 없다.

올해 반드시 흑자 전환에 성공해야한다는 부담감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대영 사장은 지난달 1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예상 가능한 손실액을 이미 지난해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흑자 낼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건조 중인 드릴십 중 6기는 선주사 측 사정이 어려워 납기 연장을 받아들여 줬다. 이런 변수를 제외하면 반드시 올해 흑자를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의미 있는 실적개선까지는 시일이 필요하다. 보다 중요한 신규수주 움직임은 가시적으로 소강상태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해양과 상선 업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수주잔고도 줄어들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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