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두둑해진 정유업계, 올해도 웃는다
지갑 두둑해진 정유업계, 올해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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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오일뱅크 고도화시설 FCC(유동층 접촉분해공정)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지난해 약 5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승승장구한 정유업계는 임직원들의 보수 역시 두둑했다. 올해도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보임에 따라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개제된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GS칼텍스 임직원 평균연봉은 2014년(8402만원) 대비 18.8% 오른 9986만원으로 정유 4사 중 가장 높았다. 인상 폭도 가장 컸다.

에쓰오일은 2014년 8973만원에서 8.5% 인상된 9734만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4년 7900만원에서 8900만원으로 12.5% 올랐고, SK이노베이션도 15.2% 상승한 7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유 4사 모두는 평균 13% 이상 연봉이 오른 것뿐만 아니라 성과급 역시 두둑이 챙겼다.

GS칼텍스는 올 초 기본급의 50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2월 성과급이 지급됐다.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800∼1000% 정도로 알려졌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고려해 이달 성과급이 지급됐다.

정유 4사의 평균 연봉 인상과 성과급은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다. 이들은 2014년 대규모 실적부진을 겪은 반면 지난해 저유가 효과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증가,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사실 유가하락은 단기적으로 정유사들에게 악재다. 하지만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원유 구입비용이 감소돼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정제마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기준)은 8.1달러로 3분기 6.3달러보다 높게 형성됐다. 정제마진은 원유가격과 석유제품간의 가격 차이를 말한다.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인 이유는 견고한 석유제품 수요에 비해 제한적인 공급 증가 때문이다. 원유는 공급과잉 상태지만 제품을 만드는 정제설비는 단기간에 늘어날 수 없다. 또 유가하락으로 인한 정제비용 감소도 주원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는 올해에도 유지되다가 연말 소폭으로 원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제마진은 저유가에 따른 가솔린 수요 증대 효과로 안정적인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도 정제마진 반등이 예상되면서 지난해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은 지난 1월 평균 배럴당 9.9달러에서 2월 6달러대 중반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8.5달로 회복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각각 192%, 2823%, 41%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제마진의 강세는 중동의 풍부한 원유 공급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정제마진을 상당 기간 높게 형성될 수 있다"며 "이란에 적용됐던 경제제재를 해제함에 따라 정제마진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이 거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제설비를 확충하고, 고도화설비 투자 확대에 따라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대중, 대일 수출 감소를 대체할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등으로의 수출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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